[파이낸셜뉴스] 우여곡절 끝에 '네카오 코인'이 하나가 됐다. '카카오 코인'으로 불리는 클레이튼과 '네이버(라인) 코인'으로 불리는 핀시아의 통합이 15일 통과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다른 언어와 시스템을 사용했던 두 코인의 합병에 험로가 예상된다는 충고도 많았다.
■1.4조 국내 최대 코인 등극
핀시아 재단과 클레이튼 재단이 공동으로 발의한 '핀시아-클레이튼 네트워크 통합' 안건이 양 재단의 의사결정그룹(거버넌스) 투표를 통해 가결됐다. 두 재단의 통합 계획 제안서는 거버넌스 멤버들의 투표를 통해 핀시아 찬성 95%, 클레이튼 찬성 90%로 압도적인 찬성을 받았다.
라인과 카카오라는 아시아 대표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장한 핀시아와 클레이튼은 약 420개 디앱 서비스와 45개 이상 거버넌스 운영 회원사를 확보하며,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생태계로 웹3 대중화를 위해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김치 코인을 대표하는 클레이튼(KLAY)와 핀시아(FNSA)이 하나가 되면서 시가총액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코인이 탄생하게 됐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클레이튼의 시가총액은 1조906억원, 핀시아의 시가총액은 3313억원이다.
클레이튼은 전세계 코인 중 시가총액 88위(코인마켓캡 기준)지만, 통합하게 되면 위믹스(WEMIX) 등을 제치고 전 세계 70위, 국내 1위로 올라선다. 재단 관계자는 "클레이튼과 핀시아는 하나의 신규 코인으로 통합돼 발행된다"라며 "유통되지 않는 코인 물량은 제거하고, 투명성 강화를 위해 거버넌스 위임과 커뮤니티 참여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통합 재단은 핀시아 재단이 있던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설립될 예정이다. 블록체인 통합과 통합 재단 설립을 위해 올해 2·4분기까지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이사진의 경우, 핀시아와 클레이튼에서 동일한 의석으로 리더 그룹을 구성해 공동 운영 체제를 공고히 한다.
핀시아재단의 고영수 의장은 “아시아 시장을 대표하는 블록체인이 부재한 상황에서, 핀시아와 클레이튼은 블록체인 필수 인프라와 프로덕트 자산을 구축해왔다”라며 “이번 통합 과정에서 청취한 다양한 기업들과 커뮤니티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장에 편승하나" 비판도
다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차가운 시선이 존재한다. 통합이 확정되고 클레이튼의 가격은 전일 대비 2.70% 하락한 311.70원을, 핀시아도 3.24% 떨어진 4만3610.35원을 가리키고 있다.
가장 많이 지적되는 건 메인넷 통합이다. 클레이튼과 핀시아는 메인넷(이더리움·코스모스)과 언어(솔리디티·러스트) 모두 다르게 조성된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전문 리서치기업 타이거리서치의 제이 조 연구원은 "카카오와 라인에서 시작된 서로 다른 문화와 비전, 그리고 기술 인프라를 가진 두 재단이 단기간 내 통합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과정일 것"이라며 "생태계가 신뢰를 잃고 (파트너사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재상장 리스크도 있다. 조 연구원은 "단순히 기반 네트워크 변경이 아니라 새로운 거버넌스, 생태계가 출범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장 심사가 신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있다"라며 "위믹스가 클레이튼에서 이더리움 기반 자체 메인넷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거래가 유지된 사례가 있었지만,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통합 과정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고 차원이 다른 사안"이라고 전한다.
해결되지 않은 사법 리스크도 있다. 지난해 9월 김범수 전 카카오 의장과 클레이튼 초기 임원들이 클레이튼과 관련해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이다. 업계 관계자는 "클레이튼은 이미 실패를 맛봤고, 핀시아는 확장성 부족이 확인됐다"라며 "각자 낳은 사생아를 결혼하게 해 분가시켜려는 것 같다. 라인과 카카오의 '면피 통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화인 에반젤리스트는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와 사업을 하겠다는 비전 없이 통합된 코인이 얼마나 효용성이 있을까 의문"이라며 "그래서 '새 코인을 발행해 다가올 불장에 편승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 것"이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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