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지방자치단체에게 보릿고개였다. 자치단체에 들어오는 세금과 지방교부세가 함께 줄어드는 이중고를 겪었다. 행정안전부는 마른 수건을 짜내는 마음으로 자치단체와 함께 묘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었다. 특히 지방시대를 맞아 스스로 벌어 스스로 쓸 수 있는 자주재원을 확충하는 방안을 고민하였다. 그 일환으로 공유재산을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등기가 되어 있지 않는 누락된 재산을 찾고, 사용처 없이 놀고 있는 재산은 활용하자는 것이다. 옥천군이 추진했던 무단점유 재산에 대한 조사도 물론 포함하였다. 이러한 의견을 종합하여 지난해 10월 행정안전부는 '공유재산 관리 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자치단체와 함께 현장 곳곳을 다녔다.
실태조사 결과 지난해 발굴한 재산은 총 5조4000억원에 달했다. 면적으로는 여의도의 8.3배 수준이다. 자치단체는 이번에 발굴한 재산을 활용해 추가적 부지매입 없이 신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필요한 주민이나 기업에게 빌려주면 지속적인 수입도 생긴다. 토지가 너무 작다면 인근 토지 소유주에게 팔거나 국가 또는 다른 자치단체와 교환하여 쓸모 있는 땅으로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실제 대전광역시는 지난 2년간 불필요한 토지를 교환하거나 매각하여 33억원을 확보하였으며, 인제군은 자투리 토지에 주민들을 위한 작은 주차장을 만들기도 하였다. 철저한 조사만으로도 재정을 건전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다만 전국적으로 1026조원에 달하는 공유재산을 자치단체만의 노력으로 관리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이에 행안부는 2024년에는 보다 체계적으로 지역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공유재산 총조사'를 추진한다. 약 520만 필지의 토지와 16만 동의 건물을 대상으로 공적장부를 정비하고 누락된 재산을 빈틈없이 발굴할 계획이다. 공적장부 자동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성공적 조사를 위한 기반도 함께 마련한다. 또한 '공유재산 관리 분석·진단' 제도를 도입하여 자치단체별 강점과 약점을 집중 분석한다.
옥천군이 그동안 묵혀뒀던 공유재산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2억 6000만원의 수입을 마련한 것처럼, 지역의 공무원과 주민들이 공유재산에 관심을 갖고 지혜를 더한다면 자치단체의 자주재원도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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