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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기업에 2조 푼 바이든... 삼성전자도 조만간 보조금 수혜 [HBM 패권 벼르는 삼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0 18:34

수정 2024.02.20 18:34

대선 앞두고 첫 대규모 보조금
초과이익 공유 등 걸림돌 산적
내달7일 국정연설때 추가발표
지난 2022년 반도체 업계에 대규모 보조금을 약속한 이후 실제 지급에는 인색했던 미국 정부가 선거철에 접어들자 2조원에 가까운 거액의 보조금을 내놓았다. 11월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은 치적을 강조하기 위해 더 많은 보조금을 풀 것으로 추정되며, 조만간 한국 기업들도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19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기업 글로벌파운더리스의 뉴욕주·버몬트주 신규 설비투자 및 증설을 위해 15억달러(약 2조40억원)를 지원하기 위한 예비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글로벌파운더리스는 보조금과 더불어 16억달러 규모의 정부 대출을 받게 된다. 최종 협약은 실사를 거쳐 확정되며, 지원금은 설비투자가 진행됨에 따라 단계별로 투입될 예정이다.


WSJ는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반도체과학법(CSA)' 발효 이후 약 1년 만에 처음으로 거액의 보조금을 꺼냈다고 전했다. 바이든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공급망 혼란이 심해지자 미국에서 반도체를 직접 만들겠다며 지난 2022년 8월 CSA에 서명했다.

글로벌파운더리스는 최첨단 반도체보다는 주로 자동차에 공급하는 반도체를 제작한다. 해당 기업의 매출은 지난해 1·4분기 기준으로 대만 TSMC와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3위였다.

미국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팬데믹을 거치며 미국의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작업중단으로 고통을 받아야 했다"며 "오늘 지원으로 그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다음 수혜기업이 누구인지 주목하고 있다. 러몬도는 지난 5일 인터뷰에서 "향후 6~8주 이내에 여러 추가 발표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들과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협상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TSMC·삼성·인텔이 미국에서 하겠다고 제안하는 시설 종류는 신세대 투자이며, 규모와 복잡성 면에서 미국에서 전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WSJ는 지난달 27일 소식통을 인용해 올해 대선을 앞둔 바이든이 지지율 확보를 위해 조만간 대규모 반도체 보조금 배분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바이든은 CSA와 더불어 친환경 에너지 투자를 지원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자신의 양대 경제성과로 꼽는다. WSJ는 바이든이 다음달 7일 임기 중 마지막 국정연설을 한다며, 연설 중에 보조금 관련 중대 발표를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기업들은 이제야 풀린 보조금에 한숨 돌리게 됐지만 아직 더 많은 난관을 넘어야 한다.
CSA에는 1억5000만달러 이상 보조금을 받는 기업이 초과이익을 내면 보조금의 최대 75%를 미국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있다. 이 외에도 보조금 수령조건으로 중국 공장 증설제한 및 회계자료 제출 등 여러 까다로운 요구사항이 붙어있다.
WSJ는 이달 보도에서 오하이오주에 새 공장을 짓는 인텔과 애리조나주에서 공사를 진행 중인 TSMC 모두 바이든 정부의 불확실한 보조금 지급일정 때문에 건설일정을 1~2년 연기했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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