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저축은행권 수신·여신 각 13조·10조 감소
조달비용 부담에 대출 줄여...수신은 인뱅에 밀려
조달비용 부담에 대출 줄여...수신은 인뱅에 밀려
[파이낸셜뉴스]지난해 저축은행들의 여신 잔액이 1년 새 10조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신 잔액도 약 13조원 감소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상호금융권에서 금리 경쟁력이 낮아 예금 특판 경쟁에서 밀린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업계 내부에서는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올해 연 4% 아래로 떨어진 만큼 이자비용을 줄여 실적 회복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온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07조14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20조2384억원) 대비 13조893억원 감소한 것이다.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이 110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2년 4월(109조7933억원) 이후 20개월만이다.
저축은행의 대출 총량도 줄었다. 같은 기간 여신 잔액은 같은 기간 10조9347억원 감소해 104조93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1월(103조1670억원) 이후 약 2년 만에 최소치로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저축은행업계는 여신 감소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저축은행은 지난 2022년 하반기 시중은행 및 상호금융업권과 경쟁적으로 유치한 고금리 예금의 여파로 각종 조달비용이 치솟았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3·4분기 기준 저축은행업권의 연체율은 6.15%를 기록했다. 이는 3분기 전인 전년말 대비 2.74%포인트(p) 상승한 것이다. 부동산·건설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7.09%로 치솟으면서 전체 연체율 상승을 이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압박 속에 토지담보대출 충당금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동산 기업 대출 등 충당금을 쌓아야하는 업계의 부담이 크다”면서 “여기에 고금리 수신 상품의 이자 부담이 큰 만큼 대출을 줄이고 수신금리는 점차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1위로 꼽히는 SBI저축은행은 다음달 기존 15개였던 개인신용대출 여신상품을 5개로 통·폐합 운영한다.
일각에서는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연 3% 중후반대로 떨어지면서 여·수신 잔액 감소와 별개로 실적 개선는 기대할만 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정기예금(12개월) 평균 금리는 3.74%다. 6개월 만기 상품은 3.24%, 24개월 3.18%로 수신 경쟁이 과열됐던 지난 2022년과 비교할 때 2% 가량 내려 앉았다. 12개월 기준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청주저축은행(4.10%)이다. 이어 CK·대백·드림·엠에스·참·평택저축은행이 연 4.00%, BNK·DB·JT·고려·조은·스마트·스타·조흥·흥국저축은행 등이 3.90% 금리를 제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가계 중금리대출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면서 "대출을 줄인만큼 수신경쟁을 치열하게 벌일 필요가 없어 수신액이 줄었고 그만큼 실적 개선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