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3일 총궐기 대회에 제약사 직원이 동원됐다는 의혹에 대해 "유사 사례가 있어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현재는 첩보 수집 단계"라고 밝혔다.
우 본부장은 "구체적인 불법행위가 확인되거나 관계 당국의 고소, 고발이 있으면 즉시 수사 엄정하게 착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총궐기 집회를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는 일부 의사들이 제약회사 영업사원 등을 대상으로 참석을 강요한다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이들 글에는 '의사 총궐기에 제약회사 영업맨 필참이라고 해서 내일 파업 참여할 듯', '거래처 의사가 내일 안 나오면 약 바꾸겠다고 협박해서 강제 동원된다' 등 내용이 적혔다. 경찰에 따르면 실제 동원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어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들에게 이번주 소환 통보가 이뤄지는 등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날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강원도의사회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에게 오는 6~7일 소환조사를 통보했다.
경찰은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강원도의사회장) 등 보건복지부가 고발한 의협 전·현직 간부 5명 중 4명에 대해 지난 1일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출국금지를 조치했다. 압수수색을 통해 의협 회의록과 업무일지, 투쟁 로드맵, 단체행동 지침 등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회장의 경우 압수수색 당시 해외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귀국 후인 지난 3일 추가로 노 전 회장의 휴대전화와 차량 등에 대해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이날 경찰은 노 전 회장에 대해서도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우 본부장은 의협 지도부에 대한 수사에 먼저 착수한 배경에 대해 "일반 전공의를 수사하려면 업무복귀명령 위반에 따른 구체적 피해를 본 병원이나 관리·감독하는 관계 당국의 고발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며 "먼저 고발된 건에 대해 강제수사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공의 관련 관계 당국 고발은 아직 없다"며 "개별 전공의들에 대해 고발장이 접수되면 최대한 신속하게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고 덧붙였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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