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정 금융정책 통해 경제 활성화 정책 가동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서울=이석우 특파원 박종원 기자】 리창 총리가 5일 정부 업무 보고를 통해 밝힌 올해 거시정책의 큰 틀은 재정 및 금융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기 침체를 막고 경기 활성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와 결의를 구체화한 것이다. 경기 침체 속에서 올 중국의 성장률 하강 전망이 커졌지만 이를 극복해 내겠다는 중국 당국의 정책적 의지가 실려있다.
전체적으로 지난해처럼 완만한 경기 회복을 겨냥한 부양책에 초점이 맞춰졌다. 침체에서 벗어나는 '안정 성장'이라는 목표를 겨냥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보다 더 적극적으로 재정 및 금융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도 보여줬다. 업무 보고에서 리 총리가 "적극적인 재정 정책의 강도를 적절히 높이겠다"고 밝히면서 "(재정정책의) 질과 효율성을 끌어 올릴 것"을 주문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그는 많은 분야에서 재정투입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를 최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안팎 달성 자신"
리 총리는 올해 성장률 목표 '5% 안팎'에 대해 "국내외 형세와 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했고 필요와 가능성을 함께 따졌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률 목표는 취업 증가와 위험 예방·해소, 경제 성장 잠재력과 이를 지지하는 조건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리 총리는 중국의 경제 환경에 대해 유리한 조건이 더 많다며 "경제 회복·호전과 장기적인 호전의 기본적 추세에는 변화가 없고, 변하지도 않을 것이므로 자신감과 저력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정책은 더 집중되고 업무는 더 노력해야 하며 각 영역에서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GDP가 4.6% 성장한다고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WB)은 각각 4.7%, 4.4% 성장을 예상했다.
중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로 5%를 제시한 것은 재정과 금융 수단 등을 활용해 5%선의 성장은 꼭 유지시켜 나가겠다는 당국의 결의와 의지를 대내외에 발신하고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장률 1%에 240만~250만명의 고용이 창출되는 상황에서 이 선은 반드시 지키고 달성하겠다는 결의이자 선언이다.
미국 투자은행 나타시스의 게리 응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목표는 중국 정부가 경제적인 역풍을 인지하고 있지만 정책 결정에서 여지를 남겨 두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정 정책 강도 높이겠다
리 총리는 재정 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로 정하고 적자 규모를 지난해 연초 예산보다 1800억위안(약 33조3000억원)이 많은 4조600억위안(851조1380억원)을 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제성장률 목표 '5% 안팎', 재정 투입 규모의 기준이 되는 GDP대비 재정적자 3% 등은 지난해와 같다.
지난해 전인대 때에도 재정 적자 목표는 3%로 책정됐다. 다만 이후 경제 침체 조짐속에서 지난해 10월 신규 국채의 발행을 1조위안(185조1000억원) 늘려 최종적으로 3.8% 전후로 높아졌다.
지방정부가 새로 발행하는 인프라 채권(전항채) 규모는 3조9000억위안(721조5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00억위안(18조5100억원) 늘렸다. 매년 3월 전인대에서 결정하는 발행 범위로서는 과거 최고액이다. 부동산 활성화 등 경기 회복을 겨냥했다.
리 총리는 부동산 정책을 개선하고 국유·민영 등 다양한 소유권 형태의 부동산 기업에 대한 동일한 기준으로 자금 조달 수요를 충족시켜, 부동산시장의 안정과 건강한 발전을 촉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별 국채도 우선 1조 위안을 발행해 주요 국가 프로젝트 등에 충당하기로 한 것도 부동산 경기 등의 활성화를 겨냥하고 있다. 리 총리는 "올해부터 초장기 특별국채를 발행, 국가 중대 전략 실시와 중점 영역의 안전 능력 구축에 쓸 것"이라는 계획도 공개했다.
소비 회복의 열쇠를 쥔 고용 관련 목표로는 도시 지역의 신규 고용을 1200만명 이상으로 설정했다. '1200만명 전후'라는 지난해 목표에 비해 보다 진전됐다. 도시지역 실업률은 5.5% 전후로 억제하는 등 지난해와 같은 목표를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도 2023년과 같은 3% 안팎으로 잡았다.
양자기술, 생명과학 등으로 산업구조 혁신
그는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위안화 환율은 합리적 균형 수준에서 기본적 안정을 유지하고, 중소기업 융자 수요를 더 잘 충족하겠다"라고 말했다. 환율 하락에 따른 자금 이탈에 대해 경계가 깔려있다.
지방정부 부채에 대해선 "지방 채무 모니터링 체계를 완비해 지방 융자 플랫폼의 전환을 유형별로 추진할 것"이라며 "일괄식 부채 해결 방안을 한 차원 더 이행해 남은 채무 리스크를 적절히 해소하고 신규 채무 리스크를 엄격히 방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장 방식과 관련해서 리 총리는 양자기술, 생명과학 등 신흥 미래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디지털기술과 실물경제의 심층적인 융합을 통한 디지털 경제의 혁신적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급망의 경쟁력과 회복 탄력성을 강화하고 고품질 과학기술의 자립 자강을 향한 신형 거국 체제 가동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에너지 절약과 탄소배출감소, 환경오염감소 기술 등 혁신적 환경기술 등 유효 투자를 늘리고 국내 수요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