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불리한 선거자금 대결 구도를 완화할 수 있게 됐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원했던 공화당의 억만장자 후원자인 윌라인 부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선거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공화당 후원가인 억만장자 리즈 윌라인과 그의 남편 딕 윌라인이 트럼프 재선캠프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선거자금은 바이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트럼프는 지지율에서는 바이든에 앞서 있지만 후원금이 바이든의 절반 정도에 그쳐 그동안 내심 불안해했다.
윌라인 부부는 후보 경선에서 사퇴한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최대 후원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디샌티스가 후보를 사퇴하면서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면서 입장이 난처해졌다.
리즈 윌라인은 그러나 FT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지난 5일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버티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물리치고 사실상 공화당 대선후보 자격을 따냈다. 트럼프는 워싱턴DC를 제외한 14개주에서 승리했다.
윌라인의 후원은 트럼프에게는 천군만마와도 같다.
지금껏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고 기부한 그 어떤 억만장자보다도 '급'이 높다.
이들은 디샌티스 대선 자금으로 각각 150만달러(약 19억8000만원)를 기부했다.
리즈 윌라인은 트럼프에게도 같은 액수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윌라인 부부는 윌라인해운포장 공동창업자로 2016년 이후 공화당 후보들에게 2억5000만달러(약 3300억원) 넘게 기부했다.
올해 대선 경쟁에서 디샌티스를 비롯해 다른 후보들을 지원하기 전까지는 트럼프의 지난 2차례 대선 자금을 지원했다.
리즈 윌라인은 트럼프 후원을 약속하면서도 도대체 트럼프와 바이든이 왜 선거자금이 필요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 둘은 매우 유명한 이들로 모두가 알고 있다면서 돈 한 푼 들이지 않은 선거를 치러도 될 텐데 굳이 이렇게 돈을 써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실탄 부족으로 내심 고심해 왔다.
지난해 말 현재 트럼프 캠프의 보유 후원금 규모는 바이든 후원액 1억1800만달러의 약 절반 수준인 6600만달러에 그쳤다. 두 후보간 선거자금 격차는 트럼프의 민·형사 소송 비용 5200만달러와 정확히 일치한다.
한편 헤일리가 경선을 포기했지만 헤일리를 후원하던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트럼프를 후원할지 여부를 놓고 망설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일부는 트럼프를 지원하는 대신 공화당 상, 하원 의원 후보들을 지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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