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공약에 '비동의 간음죄 통과'를 포함시켰다가 '착오'라고 해명한 것을 두고 "분위기가 안 좋으니까 그냥 발을 빼는 게 정치냐"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기 수원 올림픽공원에서 진행된 거리인사에서 "우리(국민의힘)는 결정하거나 약속했던 것을 반드시 지키려는 사람이고 그걸 지키지 못하거나 말을 바꾸게 되면 정말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들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뭔가 얘기가 나오거나 분위기가 안 좋다 싶으면 그게 아니었다고 거짓말하면서 말을 바꾼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강간죄의 구성 요건을 '폭행 또는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강간죄를 개정한다"는 내용이 담긴 정책공약집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전날 울산 방문 현장에서 "피해자가 내심으로 동의했는지를 가지고 범죄 여부를 결정하면, 입증 책임이 검사에서 혐의자로 전환된다"며 "억울한 사람이 양산될 수 있다"고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후 민주당은 해당 공약에 대해 '실무적 착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저는 성범죄의 피해를 누구보다 보호하려 노력했고, 성범죄자들을 강력하게 처벌해 온 사람이며 저보다 범죄자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그 법(비동의 간음죄 통과)는 잘못됐다. 억울한 사람이 감옥에 가기 쉽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그 점 때문에 저는 범죄를 누구보다 싫어하지만 민주당의 10대 공약 중 하나인 비동의 간음죄 통과가 (이행)돼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는데, 오늘 민주당은 갑자기 실수였다고 발을 빼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이 공약을 낸 것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그건 실수일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민주당은 이 문제에 대해 대단히 진지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저는 그런 생각도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공약을 낸 것 자체가 정말 못할 일이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그 법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분위기가 안 좋으니까 발을 뺀다고 하는데,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앞으로도 이런 식일 것"이라며 "뭔가 이상한 것 같으면 나는 그런 뜻이 아니었다, 내가 그렇게 말했다고 해서 진짜 믿었냐는 식으로 정치를 운영할 것인데 여러분은 이런 정치를 믿을 수 있는가"라고 맹비난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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