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유럽 물가 잦아들더니 다시 들썩… 금리인하 늦춰지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2 18:23

수정 2024.04.02 18:23

2% 목표로 하는 연준·ECB
재반등하는 근원물가에 긴장
피벗 앞두고 신중론 힘실려
美·유럽 물가 잦아들더니 다시 들썩… 금리인하 늦춰지나
미국과 유럽의 물가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에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3월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2년 9~10%까지 치솟았던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물가가 떨어지고 공급망 문제 개선과 에너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정상으로 회복됐으나 두 중앙은행이 물가와의 전쟁 마지막 단계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가가 다시 상승하면서 1970년대와 같은 높은 인플레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금리인하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미국과 유럽의 근원물가가 지난해 하반기 3%로 떨어졌다가 현재 3.5%까지 반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물가가 2%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재반등을 우려하고 있다.
WSJ는 "물가가 다시 상승하고 있어 2%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하고 있는 미국 연준과 ECB의 물가와의 전쟁 마지막 단계가 앞으로 험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미국 물가는 연준이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CE)물가지수가 2월 2.5%로 전월보다 0.1%p 올랐으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면 3.5%로 더 높아 상황이 밝지만은 않다.

이 같은 지표에 최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금리인하 횟수를 줄이거나 다시 인상할 수 있다고까지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은 3월 29일 물가 목표인 2%로 가는 길이 험난하며 견고한 미국 경제성장률로 인해 연준은 더 상황을 지켜보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ECB 통화정책위원회 소속인 요아힘 나겔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도 "지난 2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물가가 1999~2019년 평균보다 2%p 높다"며 "금리를 너무 일찍 또는 큰 폭으로 내리는 것은 물가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나겔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공개한 통계에서 1970년대 이후 발생한 대형 인플레이션 충격 10개 중 4개가 5년이 넘어서야 해소된 사실도 언급하면서 물가 정상화 달성이 길어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지난 2년간 금리를 5.25~5.5%까지 끌어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기대 이상으로 활발해 잘 버티고 있는 경제로 인해 더욱 서둘러서 내릴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은 지난 1·4분기(1~3월) 미국 경제가 2.3%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미국 상무부는 2월 소비지출이 전년 동기비 5%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제에 대해 경제연구소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폴 애시워스는 "예상 밖으로 강한 실질 소비는 금리인하를 아직 서두를 필요가 없음을 의미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로존 모두 고용과 임금 상승률도 좋다.
특히 유로존은 지난해 11월 이후 임금이 4%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WSJ는 지난해 가을부터 금리인하 전망을 꺼내면서 소비를 부추기는 등 최근의 물가상승 압력에 대해 중앙은행들이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국과 유로존의 이민자 증가가 임금상승을 억제시키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이나, 얼마나 이어질지는 예상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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