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목표로 하는 연준·ECB
재반등하는 근원물가에 긴장
피벗 앞두고 신중론 힘실려
재반등하는 근원물가에 긴장
피벗 앞두고 신중론 힘실려
3월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2년 9~10%까지 치솟았던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물가가 떨어지고 공급망 문제 개선과 에너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정상으로 회복됐으나 두 중앙은행이 물가와의 전쟁 마지막 단계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가가 다시 상승하면서 1970년대와 같은 높은 인플레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금리인하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미국과 유럽의 근원물가가 지난해 하반기 3%로 떨어졌다가 현재 3.5%까지 반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물가가 2%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재반등을 우려하고 있다. WSJ는 "물가가 다시 상승하고 있어 2%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하고 있는 미국 연준과 ECB의 물가와의 전쟁 마지막 단계가 앞으로 험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미국 물가는 연준이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CE)물가지수가 2월 2.5%로 전월보다 0.1%p 올랐으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면 3.5%로 더 높아 상황이 밝지만은 않다.
이 같은 지표에 최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금리인하 횟수를 줄이거나 다시 인상할 수 있다고까지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은 3월 29일 물가 목표인 2%로 가는 길이 험난하며 견고한 미국 경제성장률로 인해 연준은 더 상황을 지켜보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ECB 통화정책위원회 소속인 요아힘 나겔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도 "지난 2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물가가 1999~2019년 평균보다 2%p 높다"며 "금리를 너무 일찍 또는 큰 폭으로 내리는 것은 물가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나겔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공개한 통계에서 1970년대 이후 발생한 대형 인플레이션 충격 10개 중 4개가 5년이 넘어서야 해소된 사실도 언급하면서 물가 정상화 달성이 길어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지난 2년간 금리를 5.25~5.5%까지 끌어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기대 이상으로 활발해 잘 버티고 있는 경제로 인해 더욱 서둘러서 내릴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은 지난 1·4분기(1~3월) 미국 경제가 2.3%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미국 상무부는 2월 소비지출이 전년 동기비 5%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제에 대해 경제연구소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폴 애시워스는 "예상 밖으로 강한 실질 소비는 금리인하를 아직 서두를 필요가 없음을 의미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로존 모두 고용과 임금 상승률도 좋다. 특히 유로존은 지난해 11월 이후 임금이 4%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WSJ는 지난해 가을부터 금리인하 전망을 꺼내면서 소비를 부추기는 등 최근의 물가상승 압력에 대해 중앙은행들이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국과 유로존의 이민자 증가가 임금상승을 억제시키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이나, 얼마나 이어질지는 예상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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