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뜨는 헬스케어 잡아라" 의료기기 힘쏟는 '소부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4 09:02

수정 2024.04.05 11:31

시노펙스, 인공신장 혈액여과기 식약처 허가
반도체 공정용 필터기술 의료기기에 적용
동운아나텍, 타액 당 진단기기 상용화 추진
앤씨앤, 자회사 통해 지혈패드 사업 나서
인텍플러스 계열사는 복강경절제기 국산화
"첨단기술로 급성장하는 의료기기 진입"

동운아나텍 타액 당 진단기기. 동운아나텍 제공
동운아나텍 타액 당 진단기기. 동운아나텍 제공

[파이낸셜뉴스] 소재와 부품, 장비 등 일명 '소부장' 업체들이 잇달아 의료기기 분야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수명이 늘어나고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의료기기 역시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소부장 업체들이 그동안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품 등 첨단 업종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앞세워 의료기기 시장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노펙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혈액투석필터)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았다.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는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품목으로 이번에 시노펙스가 처음 국산화에 성공했다.


시노펙스는 반도체 화학·기계적 연마(CMP) 공정용 필터에 주력한다. 아울러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부품인 연성회로기판(FPCB)을 납품한다. 시노펙스는 반도체 필터 기술을 앞세워 폐수처리설비, 해수담수화설비 등 다른 분야로 필터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중이다.

특히 시노펙스는 이번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에도 반도체 공정에서 확보한 필터 기술을 적용했다. 시노펙스가 식약처로부터 인증을 받은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는 일반혈액투석 환자용 10종, 중증혈액투석 환자용 1종 등 총 11종이다.

시노펙스 관계자는 "이번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에 반도체 필터 기술과 바이오 기술을 결합했다"며 "기존 수입 제품과 비교해 8~10% 높은 노폐물 제거 효과를 가진다"고 말했다.

동운아나텍은 타액 당 진단기기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국내외 유수 업체들과의 협력을 이어간다. 동운아나텍은 최근 임상시험수탁(CRO) 기업 타이거메드 자회사 드림씨아이에스·메디팁과 의료기기 임상·인허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동운아나텍이 현재 상용화를 추진 중인 타액 당 진단기기 '디썰라이프'와 관련, 각각 세계 1·2위 당뇨 시장인 중국과 인도에서 △사전 인허가 전략 수립 △제반 문서 작성 △허가임상 프로토콜 개발 및 임상 진행 △현지 상용화 전략 도모 등에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동운아나텍은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자동초점(AF) 기능을 구현하는 반도체인 AF구동칩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동운아나텍은 반도체에서 자동초점 기능을 구현하는 '미세 전류 측정 기술'을 디썰라이프에 적용했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이번 임상·인허가 업무 협약을 통해 디썰라이프 임상 기반을 더욱 공고히 다져 상용화와 함께 해외 시장 진출에 있어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자회사를 통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사례도 있다. 앤씨앤은 자회사 앤씨비아이티가 지난해 말 식약처로부터 4등급 의료기기 '스타패드' 제조허가를 받았다. 스타패드는 외과수술 시 발생하는 출혈을 지혈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흡수성 체내용 지혈패드다.

앤씨비아이티는 앞서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이 참여한 104명 간절제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스타패드 임상에서 3분 이내 지혈 성공률 92.45%를 달성했다. 이는 해외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2.26%포인트 높은 수치다.

앤씨비아이티 관계자는 "올해부터 스타패드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며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을 앞세워 해외 시장 진출에 필요한 허가를 받아 글로벌 시장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반도체 검사장비에 주력하는 인텍플러스는 지분 29.3%를 보유한 계열사 인텍메디를 통해 체외진단장비, 복강경절제기 등 의료기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등 우리나라에서 강세를 보이는 첨단 산업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앞세워 최근 수명 연장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는 의료기기 시장에 진입하려는 업체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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