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김경민 특파원】 22대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데 대해 일본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국민들의 심판을 받았다며 한일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가 잇따랐다.
요미우리신문은 11일 "윤 정권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며 "옛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소송 문제 해결책 발표 등 윤 대통령이 주도해 왔던 대일 정책에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에 비판적인 야당 목소리가 강해져 한일 관계도 시련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도 "더불어민주당의 대승으로 윤 정권의 구심력 저하는 불가피하고 관계 개선이 진행되는 한일 관계에도 그림자를 드리웠다"며 "이번 총선은 취임 2년이 되는 윤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이기 때문에 선거 결과가 향후 정권 운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총선 결과로 윤 대통령이 레임덕(권력 누수)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산케이신문은 "윤 대통령은 5년 임기 반환점을 앞둔 상황에서 벌써부터 레임덕에 빠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며 "야당 측은 윤 정권을 '대일굴욕외교'라고 엄하게 비판해왔다. 국회 승인, 입법화가 필요한 대일 협력책을 추진할 여지가 사라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영 NHK 역시 "윤 정권은 선거 전과 마찬가지로 야당 측의 강한 저항에 직면해 국회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는 사태가 계속될 것"이라며 "이는 현 정부에 뼈아픈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국민의힘이 고전한 배경으로 국민들이 윤 대통령의 정권 운영을 독선적이라고 받아들인 점, 급격한 물가 상승에 대한 불만 등울 꼽았다.
닛케이는 "윤 대통령이 강제징용 문제 등 대일 관계 개선을 배려한 정책을 내놓으면서도 내정에서는 '유리·불리 상관없이 개혁하지 않는다면 이 나라에 미래는 없다'는 신념에 근거한 스타일 강행이 독선이라는 반발을 불렀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교도통신은 일본과 의원 외교를 담당하는 한일의원연맹의 정진석 회장, 박진 전 외교부 장관 등 국민의힘 중진들이 모두 낙선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한국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것과 관련해 "선거는 다른 나라의 내정에 관한 사항이므로 언급을 삼가겠다"면서도 "한일 양국은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 대처할 파트너로 협력해야 하며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밝혔다.
하야시 장관은 이어 "일본 정부는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한일 양국 협력을 더욱 견고하고 폭 넓어지도록 할 것"이라며 "관계 개선을 양국 국민이 지속해서 실감할 수 있도록 한국 측과 긴밀하게 의사소통하며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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