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벤처시장에 거품을 경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코인거래소도 벤처투자 규모를 축소할 방침이라고 전해졌다. 17일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크립토닷컴의 크리스 마잘렉 최고경영자(CEO)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벤처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지만, 크립토닷컴 캐피털은 투자 규모를 더욱 축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크리스 마잘렉은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최대한 합리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벤처사업부 입장에서는 수익이 최우선이지만, 현재 프로젝트팀이 내놓는 기업 평가가치는 과대포장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크립토닷컴 캐피털은 지난 2022년 1월 기준 웹3 프로젝트에 총 5억달러(약 7000억원)를 투자했지만 최근 18개월 동안 투자 활동을 대폭 줄였다. 지난 2023년 이후 투자 횟수는 4회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펀드에 자금을 대는 유동성 공급자(LP) 사이에서도 가상자산 벤처 시장에 대한 거품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유튜데이도 가상자산 시장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벤처 투자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유투데이는 "JP모건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시장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 업계의 우려스러운 추세를 지적했다"라며 "올해 들어 시장이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벤처 캐피털 자금의 유입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올해 들어 블록체인 부문은 32억달러(약 4조4224억원)의 벤처 자금을 유치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모금된 40억달러(약 5조5280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차이는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가상자산 분야에 대한 벤처 캐피털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도 있다. 많은 기업이 신규 채권 발행에 성공했거나 진행 중이다.
탈중앙화거래소(DEX) 1kx는 가상자산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7500만달러를 모금했으며, 패러다임은 새로운 펀드를 위해 7억5000만달러에서 8억5000만달러 사이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