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김치냉장고를 사달라고 요구한 시어머니에게 사이다 발언으로 단념시켜 드렸다는 며느리의 사연이 전해졌다.
1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치냉장고 사달라는 시댁에 한 방 날렸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시어머니가 자잘한 거부터 큰 거까지 사달라는 요구가 좀 있는 편이다. 냄비부터 고정적인 쇼핑 등 연례행사가 있고, 한 번에 100만~200만원 정도 쓴다. 남편 취업 이후 항상 매년 있었던 일이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A 씨는 "시어머님은 '귀한 우리 아들' 하시면서 그 아들 돈은 왜 이렇게 쓰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다"며 "반면 친정 부모님께는 결혼 전부터 제가 따로 사드린 적이 별로 없다. 그런데 결혼 후에는 남편이 시부모님 사드려야 하니 저희 부모님 것도 같이 챙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이번에는 시어머니가 김치냉장고를 바꾸고 싶다고 하셨다. 남편은 내 눈치를 보는데, 시댁 해주면 친정에도 해줘야 하고 돈이 많이 나갈 것 같아 생각이 복잡해졌다"고 했다.
A씨는 "결혼도 대출로 시작해 저축도 해야하니, 여유 없는 것 잘 아실 텐데 그 귀한 아들 등골은 왜 이렇게 뽑으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시어머니와 같이 식사하다가 결국 못 참고 제가 먼저 말을 꺼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어머님 김치냉장고 바꾸셔야 해요? 보신 모델은 있으세요? 저희 엄마는 딤채 사용하고 계시긴 한데' 하고 여쭤보니 어머님이 '딤채도 좋지만 삼성은 어떨까' 하시길래 '저희 엄마도 삼성이라 하시면 좋아하실 것 같다'고 대답했다"고 했다.
그러자 A씨의 예상못한 대답에 시어머니의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고 한다. A씨는 "시어머니가 '너희 집도 김치냉장고 사야 하냐'고 하시더라. 그래서 '따로 말씀은 안 하셨는데 이번에 어머니 사드리면 같이 사드려야죠' 했더니 말이 없어지고 조용히 밥만 드시더라. 이후 김치냉장고 모델 링크 몇 개 보내드렸더니 갑자기 '생각보다 비싸다. 다음에 산다'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A씨는 "한편으로 속이 좀 시원해진 것 같은데 앞으로 이런 기 싸움을 얼마나 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씁쓸해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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