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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김밥' 사라진 광장 시장[김동규의 마약 스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1 15:47

수정 2024.04.21 15:47

'꼬마김밥', '깻잎김밥'으로 변신

지난 19일 오후 찾은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는 기존 '마약김밥'이란 단어에 종이로 '마약'을 가린 간판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사진=김동규 기자
지난 19일 오후 찾은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는 기존 '마약김밥'이란 단어에 종이로 '마약'을 가린 간판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맛있어서 또 찾는 음식'이란 의미로 쓰였던 '마약 XX'라는 이름이 사라질 수 있을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선 요식업체에 '마약'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도록 지난해부터 여러차례 권고한 바 있다. "마약김밥"으로 유명했던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은 최근 음식이나 상호에서 '마약'을 빼기로 했다. 다만 음식명을 새로 인쇄하지 않고, '마약'이라는 글자에 임시로 스티커를 붙여놔 소극적이라는 인식이 들게 했다. 영문 메뉴에는 'Mayak'이라는 한국식 발음을 남긴 상점이 그대로였다.

지난 19일 기자가 찾은 광장시장에서는 '마약김밥'이 적혀있던 상호에 종이나 스티커 등을 덧대어 '마약'이란 단어가 보이지 않게 한 간판을 볼 수 있었다.
'마약김밥'은 '꼬마김밥'으로, '원조마약김밥'은 '원조김밥'으로, '깻잎마약김밥'은 '깻잎김밥'으로 이름이 바뀌어 있었다.

종로광장전통시장상인총연합회(상인회)는 지난 1월 10일 시장 내 모든 간판 및 메뉴판 등에 사용되고 있는 '마약'이란 단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후 마약류 상호 교체 작업에 들어갔고 지난 16일 마무리됐다. 단순 간판이 바뀐 것이 아니었다. 상인들도 김에 밥을 얇게 펴 볶은 당근과 단무지 등 적은 속 재료만을 싼 다음 겨자소스에 찍어 먹는 김밥을 더는 '마약김밥'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10년 넘게 광장시장에서 장사한 임모씨(65)는 "상인회에서 '마약김밥'을 사용하지 말자고 결의한 이후 마약이란 단어를 가렸다"며 "마약이란 단어를 쓰지 말라고 하니 쓰지 않고 있다. 세상이 바뀌면 우리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마약'이라는 단어가 사라지지 않은 부분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온라인 지도 등에서 '광장시장 마약김밥'을 검색하면 여전히 '마약'이라는 상호가 그대로였다. 블로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도 마찬가지였다. 주요 상점들의 메뉴판은 새로 인쇄하지 않고 '마약'이라는 단어를 스티커나 수기 글씨로 임시로 가려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약이란 말을 스티커로 가렸지만 영문 메뉴에는 'Mayak'이라는 말이 그대로 노출된 경우도 많았다.

조병옥 상인연합회 이사는 "마약류 확산이 사회적으로 심각한 상황에서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광장시장에서 우선은 '마약김밥'이란 단어를 최대한 지우는데 상인들이 공감대를 형성해 실행에 옮겼다"면서 "스티커로 가리거나 영문 발음이 노출되는 등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앞으로 더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7월부터 대마, 마약 등 마약류 문구를 활용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표시·광고하지 않도록 사업장에 권고하고 필요시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할 계획이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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