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큐텐에 따르면 지난 20일(한국시간) 북미와 유럽기반의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Wish)'를 운영해온 미국의 콘텍스트로직사는 큐텐에 위시의 이커머스 플랫폼을 구성하는 회사의 모든 운영 자산과 부채를 1억6100만달러에 매각 완료했다.
큐텐은 위시 인수로 동남아와 인도,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중심이던 커머스 네트워크를 전세계로 확장했다. 위시는 200여개국에서 33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월 1000만명의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북미와 유럽을 주요 시장으로 이들 지역에서 전체 거래액의 80%가량이 발생한다.
이번 위시 인수로 현지 고객과 플랫폼 기반을 확보한 큐텐그룹은 미·중 플랫폼에 대항하는 역직구 루트로 부각될 전망이다. 국내 이커머스 셀러들의 해외 역직구는 아마존과 이베이 등 미국 플랫폼이 주도해왔고, 최근 알리익스프레스도 국내 셀러 모집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한 미국과 중국의 플랫폼에 비해, 국내 플랫폼을 통한 해외 진출은 사실상 전무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큐텐은 국내 셀러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 채비를 마치고 국내 셀러들의 역직구를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등 국내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 인수로 국내의 셀러풀을 대거 확보한데 이어, 이들을 큐텐의 통합 셀러로 영입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지난달 말에는 AK플라자의 온라인 사업부의 'AK몰'을 양수하며, 프리미엄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큐텐그룹이 중국발 이커머스 공습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 2022년 9월 가장 먼저 큐텐에 인수된 티몬은 플랫폼의 장점이던 큐레이션 강화와 큐텐의 해외 상품과의 연계를 바탕으로 사업전략을 재편하며 빠르게 침체된 사업을 정상화해 나갔다. 티몬은 지난 3월말 이후 일간 사용자수 기준 국내 이커머스 앱 중 쿠팡과 11번가에 이은 3위를 차지하며 경쟁력을 나타냈다.
위시 인수로 유럽과 북미기반의 물류 인프라를 추가 확보함으로써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통한 이들 지역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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