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살림하고, 애 키워요" 男 전업주부 24만명 돌파...'김지영' 들은 취업전선으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3 14:45

수정 2024.04.23 15:23

'가사, 육아' 이유의 비경제활동 男 역대 최대
직장 '아빠 육아휴직자'도 5.4만명으로 최대
고학력 여성들 취업 전선 진격...시간제라도 '덥석'
코엑스에서 열린 육아 용품 전시회에서 아빠들이 아기를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엑스에서 열린 육아 용품 전시회에서 아빠들이 아기를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살림하고, 애 키울래요."
비경제활동의 이유로 '육아'와 '가사'를 이유로 든 이른바 '남성 전업주부'가 24만명을 돌파했다. 또한 직장 '아빠 육아휴직자'도 사상 처음으로 5만명을 넘어섰다. 추세적으로 가정 내 남성 고정된 성역할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82년생 김지영'으로 상징되는 경력단절여성은 과거 200만명을 상회했으나, 현재는 약 130만 명대로 감소했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분의 93%를 여성이 차지할 정도로, 여성의 경제활동 관련 통계 지표가 요동치고 있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월 '육아'와 '가사'를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남성 비경제활동인구는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00~2001년을 제외하고, 관련통계를 작성한 이래 역대 최대인 24만2000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1만4000명의 남성이 '육아'때문에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육아를 이유로 든 남성 비경제활동인구는 2011년 4000명에 불과했으나, 2021년 처음으로 1만을 넘어선 뒤 꾸준히 증가하며, 지난해 9월에는 역대 최고인 2만1000명에 달했다. 통계청이 고용보험, 건강보험 등에 기반해 추출해내는 직장 내 아빠 육아휴직자 수는 2015년 연간 820명에 불과했으나 가장 최신 통계인 2022년에는 5만4000명대로 올라섰다. 이 기간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중은 9%에서 27%로 상승했다. 가정 내 고정적인 성 역할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성 전업주부 추이(비경제활동인구)
(명)
2017 2018 2019 2020 2021 2022 2023 2024.2
가사 4000 8000 9000 9000 1만3000 1만2000 1만6000 1만4000
육아 16만4000 15만8000 14만7000 15만4000 18만1000 18만7000 20만3000 22만8000
(통계청 )
최근 성별 취업자 증감 및 구성비 추이. 경총 제공
최근 성별 취업자 증감 및 구성비 추이. 경총 제공
영화 82년생 김지영 포스터. 네이버
영화 82년생 김지영 포스터. 네이버

이런 반면, 육아·가사를 전담했던 여성들의 취업 시장을 향한 진격이 매년 거세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증가분 32만7000명 중 92.7%(30만3000명)가 여성이었다. 최근 3년간(2021~2023년) 취업자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었고, 올해에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전체 취업자는 17만3000명 늘었는데, 여성은 17만9000명 늘었고 남성은 오히려 7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여성 취업자 증가는 30대, 고학력, 기혼 여성이 주도했다. 50대와 60대 이상인 중고령층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취업자가 증가한 연령대는 30대 여성(+9.2%)과 40대 여성(+1.3%)이었다. 여성 취업 증가분은 30만3000명이었지만 고학력(대졸 이상) 여성의 취업 증가는 30만4000명으로 더 많았다. 저학력(고졸 이하) 여성의 취업이 오히려 1000명 줄었다. 또한 전체 여성 취업자 증가분 중 69.9%(21만2000명)가 기혼 여성이었다. 남성 가장의 고용상황이 나빠지면서 여성 배우자의 노동 공급이 증가하는 '부가노동자 효과'가 일부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근로시간이 주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근로자도 증가, 늘어난 여성 취업자들이 상당수 편입된 가운데 고령자 등 재정지원 일자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경총의 분석이다. 초단시간 근로자는 지난해 126만3000명으로 조사 시작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근로시간이 주 36시간 미만인 단시간 근로자는 513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청년 고용은 부진했다. 청년 인구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청년 고용은 2022년 11월부터 2024년 3월까지 17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청년 인구는 전년 대비 17만7000명 줄어들었다.
김선애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가 국가적 현안인 출산율 반등과 함께 진행될 수 있도록 유연근무제 확대, 육아휴직·육아기 근로시간단축 사용 문화 조성, 주거지 인근 어린이집 설립 등 일·가정 양립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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