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경,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에서 필리핀 해안경비대 공격
물대포로 선박 파손. 3월 이어 연이어 물대포 공격
[파이낸셜뉴스] 남중국해의 90%를 자국의 바다라고 주장하는 중국이 남중국해 영토 분쟁 지역에서 필리핀 해안경비대 선박에 물대포를 발사해 부쉈다. 중국은 국제법에 따라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4월 30일 발표에서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에서 중국 해경 선박이 필리핀 해안경비대 선박 1척과 수산청 소속 선박 1척에 물대포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암초 주변에서 조업하는 필리핀 어선에 식량과 연료를 보급하고 주변을 순찰하던 중이었다. 필리핀 측은 중국 해경선 4척을 포함한 중국 선박 10척이 나타나 위협적인 기동으로 필리핀 선박들을 방해하고 물대포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물대포로 인해 해안경비대 선박의 난간과 지붕이 파손되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의 제이 타리엘라 대변인은 성명에서 필리핀 선박 피해를 언급하며 "중국 해경이 필리핀 선박들을 괴롭히면서 얼마나 강력한 물대포를 쓰는 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중국 해경이 암초로 진입하는 해역에 380m 길이의 부유식 장벽을 설치해 필리핀 어선들의 진입을 막으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해경은 한국의 해양경찰과 비슷해 보이지만 민간 조직이 아니다. 중국 해경은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지휘를 받는 군사 조직이며 일본과 필리핀 등 영유권 분쟁이 발생하는 바다에 자주 출몰해 외국 선박과 충돌했다.
이날 중국 해경은 성명을 내고 황옌다오 인근 해역에 침입한 필리핀 선박 2척을 자국법에 따라 몰아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물대포 사용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가 공유하는 바다지만 중국은 해당 지역의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국제상설재판소(PCA)는 2016년 중국의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밝혔으나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스카버러 암초는 필리핀 루손섬에서 약 240㎞, 중국 하이난성에서 약 900㎞ 떨어진 암초로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자리 잡고 있다.
2012년부터 암초를 차지한 중국은 과거 친중파였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기에는 필리핀 어선들의 조업을 허용했다. 그러나 2022년 친미 성향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에는 다시 필리핀 어선을 막기 시작했다. 중국은 지난해 9월에도 암초 주변에 부표 장벽을 세워 어선 출입을 방해했다.
중국 해경은 지난 3월 5일에도 스카버러 암초 남방의 아융인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까지 내려워 필리핀 해안경비대에 물대포를 쐈다. 당시 최소 4명의 필리핀 선원이 다쳤다. 중국 해경은 같은달 23일에도 필리핀 보급선에 물대포 공격을 감행했다.
이에 마르코스는 3월 28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성명을 내고 중국의 남중국해 도발이 “불법적이고 강압적이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어떤 국가와도 충돌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침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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