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수익과 원금 보장을 미끼로 수백명에게 폰지사기를 벌인 자산관리업체 운영진이 검찰에 송치됐다. 이 업체 대표와 임원들은 과거에 유사 사기로 실형을 받아 현재 수감생활중이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피해 금액은 100억원대다. 경찰은 추가 수사로 피해금액이 30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추정한다.
6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A업체 대표 노모씨와 부사장 최모씨를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A업체 임직원 9명도 유사수신행위 혐의로 함께 송치됐다.
지인영업에 앱 출시로 눈속임
2014년 설립된 A사는 원자재 무역, 부동산, F&B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미끼로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을 끌어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원금 보장과 함께 7~14%의 높은 이자를 매달 지급하겠다며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노씨 등은 후순위로 들어온 피해자들의 투자금을 먼저 투자한 사람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등 자금 돌려막기를 했다. 다단계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 온 이들은 소속 직원들이 새 투자자를 끌어들이면 모집 금액의 4%를 수당으로 지급했다.
A사는 금융투자앱까지 만들어 신뢰도를 높였다. 노씨의 경우 여러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노출도를 높여 신뢰감을 얻기도 했다. 피해자들의 연령대는 20·30대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A업체는 매년 대학교 3~4학년을 상대로 '금융권 인턴십' 운영하는 등 젊은 층을 대량으로 모집했고, 인턴십을 통해 입사한 이들은 주변 지인들을 상대로 영업을 벌여왔다. 다만 40·50대도 일부 포함돼있어 피해금액은 500만원부터 4~5억원까지 범위가 넓다.
대표 실형 중에도 영업 지속
A업체 대표와 임원은 이미 유사 사기로 처벌 받았거나 형이 집행중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6월 노씨에 대해 징역 1년6개월 실형을 선고했고, 임원 4명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후에도 A업체는 기존보다 더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광고하며 올해 2월까지 자금을 끌어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씨는 지난 9월 항소가 기각된 후 상고를 취하해 유죄가 확정돼 수감생활중이다. 법원에서 인정한 이들의 모집금액은 노씨 61억2700만원과 나머지 임원 4명의 20억7500을 더해 총 82억 가량이다. 유죄를 선고받은 범행들의 시기는 2019년부터 2020년 사이로 총 사업기간 10년 중 1년을 차지한다.
이들은 재판에서 본인들의 영업이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해당하더라도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대주(피해자)들이 원금과 수익을 보장받는 투자 상품으로 이해했고, 회사는 기밀유지 협약서를 작성하게 하거나 대외적으로 목돈(투자금)계약을 홍보하지 않는 등 계약 존재를 숨기려 했다"면서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형사절차와는 별개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피해자 대리를 맡은 우재법률사무소 이재범 변호사는 "피고인들은 대표가 구속된 이후에도 구속되지 않은 피고인들과 공모해 범죄행위를 지속하고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있다"며 "범죄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 추가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