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한재림 감독이 '더 에이트 쇼'와 '오징어 게임'의 유사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한재림 감독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The 8 Show) 관련 인터뷰에서 '오징어 게임'을 의식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제안 받았을 때 '오징어 게임' 전이었다, '오징어 게임'이 나오고 너무 잘 돼서 이걸 하지 말아야 하나 생각을 했다, 사실은 '오징어 게임'이 이 정도까지 클래식이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오징어 게임'이 너무 잘 되니까 하지 말아야 하나 했었다, 그때는 '머니게임'만 봤는데 그래서 '파이게임'을 넣을까 했다"며 "(오징어 게임과)반대로 가보자 한 명도 죽지 않는 이야기를 해보자, 그러면 전혀 다른 얘기가 되고 갈등도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재림 감독은 "'오징어 게임'은 서바이벌 장르라고 한다, 서바이벌 장르에서 누가 누굴 죽이고 캐릭터성이 강한 것들이 중요하다, 이것은 사회 실험극이고, 어떻게 보면 매스미디어에 대한 메타포가 있는 거라서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게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오징어 게임' 속 설정들과 겹치는 부분들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참가자들이 같은 옷을 입고, 인물들을 숫자로 표현하는 것 등이 그렇다. 한재림 감독은 이에 대해 "일단 '머니게임'이 더 먼저였다, 그래서 도덕적인 (고민은)생각은 없었다, 웹툰에서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더 에이트 쇼'는)주최 측이야말로 정말 다르다, '오징어 게임'은 주최 측이 관객으로 하여금 죄책감을 다 가지고 가게 한다, 주최 측이 악당이라고 가져다 놓으니까, 관객들은 편하게 본다, 죄책감 없이 쾌감을 즐기게 한다, 우리는 주최 측을 보여주지 않는다, 관객이 주최 측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조금만 잔인해도 매우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을 전했다.
윤리적인 고민을 많이 했다. 관객들로 하여금 쾌감이 아닌 죄책감을 느끼게 하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게 목적이었다. 한 감독은 "저는 주최 측이 관객을 상징하도록 했다, 이들은 관객들에게 사랑받으려고 재밌는 걸 해야 하니까, 거기서 그런 것에 대해 한 번 질문을 던지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만드는 사람은 관객을 위해 어디까지 재미를 줘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 천우희 박해준이 이 장기자랑 할때 성관계를 하는 장면은 왜 안 보여주나, 그런 걸 보여줘야 재밌지, 했을 때 그것에 대해 비판하는 작품인데 그걸 보여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영화 '우아한 세계' '관상' '더 킹' 한재림 감독의 첫 OTT 시리즈물 도전작으로 배진수 작가의 인기 네이버 웹툰 '머니게임' '파이게임'을 원작으로 했다.
한편 '더 에이트 쇼'는 지난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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