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상반기 마지막 금통위...“기준금리 11연속 동결 유력”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3 09:21

수정 2024.05.23 09:21

23일 한은 금통위...11회 연속 금리동결 전망
물가 상승 우려에 GDP 서프라이즈 등 명분↓
이창용, 이달 초 피벗 '원점 재검토' 언급
‘금리인하 필요’ 소수의견 유지될지 주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5.25~5.50%로 6회 연속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적으로 향한다는 더 큰 확신을 얻을 때까지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밝혀 고금리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5.25~5.50%로 6회 연속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적으로 향한다는 더 큰 확신을 얻을 때까지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밝혀 고금리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이 23일 올해 상반기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11회 연속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를 위한 전제조건이 바뀌며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하반기 인하 시점에 대한 근거가 제시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에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차례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모두 동결된 바 있다.


우선 물가가 여전히 불안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3.1%)과 3월(3.1%) 3%대를 유지하다가 4월(2.9%) 석 달 만에 2%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과일을 비롯한 농축수산물이 10.6%나 뛰는 등 2%대 안착을 확신할 수 없다. 중동 분쟁에 국제 유가와 환율 상승이 수입 물가 경로를 통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최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근원물가(에너지·식품 제외)를 중심으로 둔화하겠지만, 유가 추이나 농산물 가격 강세 기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1·4분기 경제성장률(전기 대비 1.3%)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경기 부진을 고려한 금리 인하' 명분도 약해졌다. 이날 한은은 금통위 회의 직후 발표할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눈높이를 기존 2.1%에서 2%대 중반까지 올려 잡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기대보다 좋다면, 그만큼 한은이 서둘러 금리를 낮출 이유도 뚜렷하지 않다.

금리 인하에 신중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태도도 한은 동결에 무게를 싣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21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물가) 지표 둔화세가 3∼5개월 정도 지속돼야 연말께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번 금통위가 금리 인하 시점의 지연을 인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 총재는 지난 2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 환율과 국제유가 상승 등을 언급하며 금리 인하 시점의 '원점 재검토' 필요성을 거론했다. 금통위는 직전 통화정책방향 회의 결정문에서 통화 긴축 기조를 '장기간' 유지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해 한은의 첫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신호를 보낸 바 있다.

3개월 뒤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한 명의 금통위원이 유지될 지도 관심이다. 이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1명은 2월, 4월 금통위에서 모두 '석 달 뒤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이번에도 3개월 내 인하를 지지하는 위원 수가 유지될지, 변화할지에 따라 금리 인하에 대한 한은의 태도를 가늠할 수 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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