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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홍콩ELS 배상 협의 이번주 본격화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6 19:06

수정 2024.05.26 19:06

H지수 반등 땐 손실·배상 축소 가능성
주요 시중은행과 투자자 간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협의가 본격화된다. 은행권의 계획대로 협상이 진행되면 이번 상반기 내로 수천명의 배상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다만 일부 투자자가 여전히 전액 배상을 요구하며 분쟁조정이나 소송을 고려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홍콩H지수 반등에 따라 손실·배상 규모가 함께 축소될 가능성도 있어 은행과 투자자 모두 지수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은행권 배상 협의 속도 내나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7일부터 지난 1월 만기 도래한 6300여건의 ELS 손실확정계좌(중도해지 포함)를 대상으로 자율배상 협의를 시작한다.


관련 위원회에서 만기도래 순서에 따라 계좌별 배상비율을 확정한 뒤 KB국민은행 본사가 해당 고객에게 자율배상 조정 절차와 방법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발송한다. 이후 영업점 직원이 개별 고객을 대상으로 유선전화로 다시 안내한다.

하나은행도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다수의 고객과 협의·조정에 들어간다. 하나은행은 매달 격주 배상위원회를 열어 배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은행권에서 가장 배상협의 속도가 빠른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3일까지 배상협의 820건을 마치고 이번 주에는 합의사례가 1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도 이번 주 수백건의 자율배상 성사를 앞두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21일 손실고객을 대상으로 자율배상 조정 신청을 받기 시작한 뒤 모두 667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배상비율에 이의를 제기한 69건을 제외한 598건은 이르면 이번 주 중 배상금 지급과 함께 조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8월 이후 6500 넘으면 손실 '0'

최근 6600 선까지 회복한 H지수가 은행·투자자 간 ELS 손실배상 협의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H지수가 6700 선을 회복하고 6800에 근접하면 당장 내달부터 녹인(knock-in) 조건이 없는 H지수 ELS 만기도래 계좌는 모두 이익 상환될 가능성도 있다.

상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녹인 조건이 붙은 ELS의 경우 현재 H지수가 가입 당시의 70%, 녹인 조건이 없는 ELS의 경우 65%를 각각 넘어야 이자(이익)를 받고 상환할 수 있다.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손실이 나더라도 가입 당시 지수 대비 하락률이 곧 손실률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만기시점 지수가 높을수록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오는 8월 이후부터는 H지수가 6500 선만 넘어도 만기도래하는 5대 은행 ELS에서 거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H지수 반등에 따라 3년 전에 가입했지만 이익을 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에서는 지난 13일 가입자 11명의 H지수 ELS가 3년 만에 9.9%(연 3.3%)의 수익을 확정하면서 상환됐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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