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핵탑재 미사일 배치시 보복 경고한 러시아에 대답
한반도에 핵무기 전진 배치할 계획 없다고 밝혀
한반도에 핵무기 전진 배치할 계획 없다고 밝혀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최근 한반도 핵무기 재배치 및 논란 및 러시아의 보복 위협과 관련해 한반도에 핵무기를 배치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 국무부 홈페이지의 발언록에 따르면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진행했다. 그는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미사일을 배치하면 이에 대응한다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파텔은 “미국은 지금 시점에서 인도·태평양에 핵무기를 재배치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한반도에 핵무기를 전진 배치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반복적으로 핵무기 배치 및 사용을 들먹이며 위협적인 언사를 했던 쪽은 러시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년 우크라 침공 이후 서방과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는 지난해 미국과 체결한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했다. 동시에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도 철회했다. 미국과 옛 소련은 1987년에 핵탄두를 장착 가능한 중·단거리 미사일을 모두 폐기하는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체결했으나 해당 조약은 2018년 미국의 탈퇴로 유명무실해졌다. 러시아 역시 2019년 INF 이행 중단을 선언했다.
러시아의 라브로프는 30일 국영 리아노보스티(RIA) 통신과 인터뷰에서 "중·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미국의 계획 실행은 우리의 반응 없이 끝나진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이 경우 미국이 INF를 탈퇴한 후 러시아가 도입한 일방적인 자체 제한의 포기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라브로프는 “미국의 전진 배치 미사일이 우리 군의 핵지휘소와 주둔지를 겨냥할 수 있기 때문에 핵 억지력 차원에서 추가적인 조치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육군의 찰스 플린 태평양 사령관은 지난달 3일 일본 아사히신문을 통해 올해 안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신형 발사대를 배치한다고 밝혔다.
양측의 공방은 최근 아시아에서 핵무기 위협이 증폭되는 가운데 나왔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의 공화당 간사로 활동하는 로저 위커 의원(미시시피주)은 29일 한반도에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고 인도·태평양의 핵무기 공유를 실행하는 구상안을 공식 제안했다. 주한미군은 공식적으로 1991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한 뒤로 한반도에서 전술 핵무기를 모두 빼냈다. 위커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안보 환경에 처해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 등에 대응하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 공유 방식을 언급하고 한국과 일본, 호주의 참여 의사를 물어봐야한다고 말했다.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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