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오너家 주식담보대출 줄었지만… 최태원·구광모·신동빈, 오히려 증가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11 09:19

수정 2024.06.11 09:19

2015년 6월 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5회 호암상 수상자 축하 만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부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현 삼성물산 사장), 홍라희 여사가 참석하고 있다. 뉴스1
2015년 6월 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5회 호암상 수상자 축하 만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부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현 삼성물산 사장), 홍라희 여사가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내 대기업집단 오너 일가의 주식 담보 대출 금액이 작년보다 1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반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주식담보대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담보 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롯데그룹 오너 일가로, 지난해 2229억원에서 3배 이상 증가했다.

1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지난 7일 기준 88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78개 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 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30개 그룹에서 1명 이상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담보 대출 중인 오너 일가는 지난해 8월 기준 136명에서 올해 103명으로 33명이 감소했다.
이들의 주식담보 비중도 37.1%에서 6.5%p 감소하며 담보대출 금액도 7조6558억원에서 6조7741억원으로 11.5% 줄어들었다.

오너 일가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이유는 경영 자금 또는 승계 자금 마련, 상속세 등 세금 납부 목적 등이다. 대주주 일가의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안정되기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다만 주가가 담보권 설정 이하로 내려가면 반대매매로 주가가 하락해 소액주주가 피해를 보거나 심할 경우 경영권도 위협받을 수 있다.

삼성 이재용 회장을 제외한 홍라희 리움 전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세 모녀는 대출액이 가장 많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대출금액 1위를 차지했다. 이들의 주식 담보 비중은 지난해 40.4%에서 올해 30.7%로 9.8%p, 대출 금액은 4조781억원에서 2조9328억원으로 28.1% 줄었다.

홍 전 관장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1억1730만주(1.96%) 중 2101만주(18%)를 담보로 2조2500억원을 대출 중이었으나,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담보대출은 1조7800억원으로 4700억원 감소했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전자 주식 담보로 8370억원, 삼성물산 주식을 담보로 3300억원을 대출받아 1조1670억원이었으나 지난해부터 보유주식 중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하면서 5800억원으로 절반 이상인 5870억원을 줄였다. 이서현 사장도 삼성전자 주식 17.2%를 담보로 3371억원과 삼성물산의 보유지분의 38%를 담보로 3240억원, 전체 6611억원을 대출 중이었지만 일부를 매각하면서 883억원 담보대출이 감소했다.

주식 담보 대출 금액 2위는 롯데그룹으로, 지난해 2229억원에서 3배 이상으로 늘어난 6933억원으로 집계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롯데지주 보유지분의 74.7%를 담보로 2229억원을 대출 중이었지만, 올해 롯데쇼핑 지분의 49.7%를 담보로 2269억원을 추가 대출했다.

SK그룹 오너일가 11명도 지난해 보유지분의 55.8%를 담보로 총 6183억5800만원 대출에서 올해 6225억5900만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SK 지분 33.8% 담보 4315억원 대출에서 올해 580억원이 더 늘어났다.

LG그룹도 지난해 오너 일가 5명의 주식담보 대출금액은 지난해 2747억원에서 올해 3603억5000만원으로 늘어났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지난해 1770억원에서 1225억원이 증가한 2995억원으로 늘어났다.
상속분쟁 소송 중인 김영식 여사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는 주식담보 대출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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