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금속노조 간부 1만명 집결… 車·조선 '夏鬪 리스크' 고조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11 18:06

수정 2024.06.11 18:06

노란봉투법 처리 등 ILO이행 요구
22대 국회 출범하자마자 세과시
7월 총파업 예고에 경제계 우려
현행법상 교섭·파업대상 해당안돼
근로시간면제자 집회 참가 논란
금속노조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처리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에 나서면서 경제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대 국회 출범 이후 첫 단체 행동에 나선 금속노조가 '7월 총파업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자동차, 조선 등 한국경제 주력 산업들의 '하투(夏鬪)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금속노조 정치 집회, 경제계 우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12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금속노조 1만 간부 결의대회'를 연다. 이날 집회에는 현대차·기아, 쌍용자동차, 한국GM, 현대중공업 등의 노조 간부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가 요구하는 핵심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이행'이다.
ILO 핵심협약은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 금지, 아동노동 금지, 차별 금지 등 4개 분야와 8개 협약으로 이뤄져 있다.

금속노조는 이날 집회에서 노란봉투법 처리와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 개입 철폐 등을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노란봉투법은 단체교섭 대상을 원청으로 확대하고 쟁의행위(파업)를 이유로 회사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노조법 2·3조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여의도 집회가) 경제계에서는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국내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 강성노조가 전면에 나서서 목소리를 내는 게 현장 노사 관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22대 국회 출범 직후 금속노조가 여는 정치 파업 중 하나"라며 "시기를 지금으로 잡은 건 다른 의도가 있다기 보다는 22대 국회에 세를 과시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7월 총파업? 車-조선 타격 불가피

이번 상경 투쟁에 '근로시간면제자' 참가도 논란거리다. 근로시간면제자는 노동조합법에서 규정한 근로시간의 면제대상에 속하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로, 사업주로부터 급여를 받는다. 면제대상 업무는 노사 협의 및 교섭, 노동조합 관리 업무 등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근로시간면제자들이 노조법이나 다른 법에서 정하는 업무인 건전한 노사관계 확립을 위해 활동하면 문제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집회는 근로시간 면제 목적에 해당하지 않아 집회 자체가 법에 어긋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과 정부가 원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의 7월 파업 가능성을 재계는 가장 걱정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지난달 배포한 자료에서 "6월 투쟁(1만 간부 상경투쟁)을 동력으로 파업을 향해 전진하자"고 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현재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와) 중앙교섭을 하고 있다"며 "교섭이 결렬되면 사업장 전체가 일괄로 쟁의 조정 신청에 들어갈 예정이라 파업까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가 실제 총파업에 나설 경우 수출을 지탱하는 자동차와 조선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애초에 ILO협약 내용 자체가 선언적이고 추상적"이라며 "현행법상 노조법 개정 등은 교섭이나 파업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명분으로 파업을 하면 문제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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