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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한국거래소 OCIO 누가 품을까... 5대 증권사 '각축'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02 09:22

수정 2024.07.02 09:22

숏리스트에 NH·미래·삼성·KB·하나證
거래소, 1000억 채권·500억 주식에 위탁 투자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한국거래소의 1500억원 규모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기관 선정에 5대 증권사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일부 증권·자산운용사들이 OCIO 관련 부서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있지만 성장 가능성에 베팅이다. 2023년 한국거래소 OCIO로 선정된 NH투자증권(1000억원), 미래에셋증권(500억원)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다른 증권사들도 경쟁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자금 위탁운용사 숏리스트(적격후보)에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하나증권을 선정했다. 신규로 1000억원을 채권형에, 500억원은 주식형에 위탁 투자다. 기존 자금에서 증액하거나 감액하는 방식으로 위탁해온 만큼, 이번 신규 위탁은 사실상 거래소 입장에서 증액 방향이라는 것이 IB업계의 시선이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2018년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을 선정해 2400억원을 맡겼다. 2021년에는 KB증권,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해 1500억원을 맡겼다. 2022년에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해 900억원을 맡겼다. 하지만 수익률이 낮게 나오자 삼성증권으로 자금을 모두 옮긴 바 있다. 2023년에는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을 OCIO 기관으로 선정했다. 각각 1000억원, 500억원 위탁이다.

이번 위탁운용사는 최근 사업연도말 자기자본이 7000억원 이상이면서 순자본비율 500% 이상 또는 영업용순자본여유액 1조원 이상(연결 기준)인 금융투자업자가 대상이다. 사실상 증권사에 한정된 리그다. 위탁기간은 2년이다. 운용자산은 'KRX 위탁운용 가이드라인'에 따라 투자 가능한 채권과 상장주식이 대상이다. 목표수익률은 채권은 4%, 주식 6.5%다.

거래소의 OCIO 운용 규모는 크지 않지만 증권업계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 통상 OCIO 공적 기금 운용자산 대부분이 채권과 대체자산으로만 구성되는 것과 달리 거래소의 경우 상장 주식도 운용자산에 포함해 전략을 다양화할 수 있어서다.

최근 NH투자증권은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공동모금재원 OCIO 사업자 지위 수성에 성공했다. 사회복지모금회 중앙회 재원 규모는 2023년 평잔 기준 약 2900억원이다. 위탁운용 규모는 1905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023년 4월 6조6000억원 규모 고용보험기금의 차기 주간운용사로 선정된 바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이 추가되면 OCIO 시장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예상이 있다.
현재 연기금 투자풀과 고용·산재보험기금, 주택도시기금 등의 주요 기금의 총 규모는 약 100조원이다. 일부에서는 기금형 퇴직연금 규모가 2050년까지 2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OCIO 시장 진출은 현재 시장 규모가 아닌 기금형 퇴직연금 등 앞으로 운용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최근 몇 년 간 안전자산(채권, 예금 등)으로만 운영하던 기관이 저금리 장기화로 인해 전문성을 갖춘 기관에 자금을 위탁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전에 트랙레코드를 쌓는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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