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상반기 의료용 마약사범 70% 급증

이진혁 기자,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31 18:03

수정 2024.07.31 18:03

식욕억제제·수면유도제 오남용
청소년·여성 예방교육 강화 시급
올 상반기 의료용 마약류 사범이 같은 기간 대비 70%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과 청소년 등 기존에 마약을 접하지 못했던 계층에서 손쉽게 접하게 된 것으로 배경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마약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마약 공급자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함께 예방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7월 31일 경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의료용 마약류 사범은 36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4명) 대비 71% 급증했다. 의료용 마약류 사범은 2022년 316명에서 2023년 627명으로 1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의료용 마약류란 마약류(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중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의약품 용도로 사용되는 것들을 말한다. 수면유도제의 주요 성분인 졸피뎀, 식욕억제제에 들어가는 펜타민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지난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국민이 1991만명에 달해 역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체 환자 수는 전년 대비 45만 명이 증가했으며, 처방량도 2051만 개가 늘어났다. 국민 2.57명당 1명이 의료용 마약류를 접한 셈이다.

전직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39)이 동료 선수 등 9명으로부터 졸피뎀 성분의 스틸녹스정 2242정을 받는 등의 혐의로 최근 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23일에는 프로포폴 중독자들에게 5000여 회에 걸쳐 12억원을 받고 '제2의 프로포폴'이라 불리는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를 판매한 의사가 구속기소됐다.

이향이 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부 지부장은 "젊은층이나 여성층 등 다양한 연령을 대상으로 예방교육이 필요하다"며 "의료용 마약류 처방도 예전보다는 까다로워지고 있는데, 의사들이 의료용 마약류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의료용 마약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허위·과다처방 병·의원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하고 식약처와 적극적으로 합동점검에 나선다.

아울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다음 달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4개월간 하반기 마약류 범죄 집중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마약류 제조·밀수·판매 등 공급사범 검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검거된 공급사범은 2725명으로 지난해 2089명과 비교해 30.4% 증가했다.
총검거 인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1.6%로 상승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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