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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만의 전막 오페라…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들로 꾸렸다

장인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19 18:14

수정 2024.09.19 23:02

'탄호이저' 내달 17일 예술의전당서 개막
로엔그린 이끌었던 필립 오갱 한국 돌아와
45년 만의 전막 오페라…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들로 꾸렸다

파이낸셜뉴스와 국립오페라단이 공동 주최하는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포스터)'가 오는 10월 17일부터 2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19일 국립오페라단에 따르면 탄호이저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불꽃'이라 평가받는 독일 작곡가 바그너의 낭만적인 오페라다. 지난 1979년 중앙국립극장에서 한국 초연 이후 전막 오페라로는 45년 만이다. 당시 한국어로 번역해 공연한 것을 고려하면 원어로 선보이는 첫 '탄호이저'인 셈이다.

'탄호이저'는 사랑을 통한 구원을 노래한 아름다운 작품이다. 금욕주의와 쾌락주의 간의 갈등, 예술가의 고뇌를 세밀하게 담고 있다. 독일에서 내려오는 전설과 중세 독일에 실제로 있었던 노래 경연 대회라는 소재를 결합해 바그너가 작곡은 물론 직접 대본까지 썼다. 13세기 초 기사 탄호이저는 영주의 조카딸 엘리자베트와 순수한 사랑을 나누고 있었지만, 관능적인 사랑의 여신 베누스(비너스)가 사는 동굴에 찾아간 뒤로 쾌락에 젖어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참회와 구원'이라는 서사 아래 펼쳐진다.

바그너가 지속적으로 개정하고 스스로 부제를 '낭만적인 오페라'로 붙일 만큼 그의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 철학적 주제와 서술적인 이야기 구조로 공연시간만 180분을 훌쩍 넘는다. 음악과 극이 유기적으로 튼튼하게 얽혀있다는 점, 또 이탈리아 오페라 형식을 탈피해 무한선율의 음악세계를 예고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인생에 한번은 반드시 들어야 하는 작품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번 공연을 위해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들이 뭉쳤다. 2016년 국립오페라단 '로엔그린'을 이끌었던 지휘자 필립 오갱이 다시 한번 한국을 찾는다. 연출은 유럽 오페라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한국인 연출가 요나 김이 맡았다. 국립오페라단과의 인연은 2015년 '후궁으로부터의 도주' 이후 두 번째로, 독일 오페라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바그너 오페라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선보일 예정이다.

탄호이저 역에는 독일 출신 테너 하이코 뵈르너와 스웨덴 출신 테너 다니엘 프랑크가 함께한다. 또 엘리자베트 역에 레나 쿠츠너와 문수진, 베누스 역에는 쥘리 로바르-장드르와 양송미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이외에 성악가 톰 에릭 리, 김태현, 최웅조, 하성헌, 유신희, 전병권, 강도호, 이준석, 김현정이 출연한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 단장은 "국내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대작 오페라, 그것도 바그너의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일 수 있어 감회가 남다르다"며 "내년에도 바그너의 작품을 계획 중인데 앞으로 더 깊고 심오한 바그너의 세계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오페라단은 예술의전당 '디지털 스테이지'와 협업을 맺고 보다 높은 수준의 화질과 사운드로 오페라 '탄호이저'를 온라인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오는 10월 19일 크노마이오페라와 네이버TV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며, 이후 예술의전당 편집·보정 작업을 거쳐 VOD로 제작될 예정이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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