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옥시아, 日금융기관서 1조원 넘게 대출
삼성·SK 기술력 앞세워 시장 우위 유지 전략
"웨스턴디지털 합병, IPO, 낸드 공급과잉 등 키옥시아發 리스크 무시 못해"
삼성·SK 기술력 앞세워 시장 우위 유지 전략
"웨스턴디지털 합병, IPO, 낸드 공급과잉 등 키옥시아發 리스크 무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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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기다려"...자금 '영끌' 나선 키옥시아
29일 낸드플래시 3위 기업 키옥시아가 자국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확충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최근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쓰비시UFJ은행, 스미토모미쓰이파이낸스앤리싱(SMFL) 등 3개 금융기관에 1200억엔(약 1조1103억원) 규모의 융자를 신청했다. 지난 6월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 미쓰비시 UFJ 은행, 미즈호 은행이 키옥시아에 2100억엔(약 1조9433억원) 규모의 추가 대출 한도를 설정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재차 자금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는 업계 3위 키옥시아가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격할 수 있는 시간이 사실상 얼마 남지 않았다는 판단에서 나온 자구책이란 분석이다. D램에 집중됐던 AI 수요가 낸드까지 확대되면서, 지난해 감산으로 사실상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를 '올스톱'했던 키옥시아 입장에서는 마음이 급한 상황이다.
최근 키옥시아는 당초 10월로 예정했던 상장 일정을 11월 이후로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주가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장 시 공모가가 목표치인 1조5000억엔(약 14조원)을 밑돌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데 따른 결정이다.
앞서 키옥시아는 설비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달 23일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을 했고 승인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키옥시아의 상장 불발은 2020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키옥시아 관계자는 현지 언론에 "이번에는 4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면서 IPO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K반도체 "'메모리 겨울' 투자 안 멈춘 보람 있네"
키옥시아의 추격에 업계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겨울' 동안 쌓은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압도적 우위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지난해 메모리 한파에 감산 결정을 내렸지만 최선단 제품에 대한 R&D 투자와 설비투자는 유지했다. 그 결과 최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4분기 글로벌 낸드 총매출은 전 분기 대비 14.2%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트리플레벨셀(TLC) 기반 9세대 낸드를 최초 양산한 데 이어 쿼드러플레벨셀(QLC) 제품을 가장 먼저 양산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QLC는 데이터 저장 단위인 셀 한 개에 4개의 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로, 같은 단수의 낸드라도 QLC 낸드의 경우 저장 용량을 추가로 늘릴 수 있어 생성형 AI를 자체 서버에 탑재하려는 빅테크 기업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SSD 신제품 'PEB110'을 개발해 내년 2·4분기부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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