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국제해양문제연구소 '해양사 연구 발전' 이정표 세웠다

노주섭 기자,

박재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25 18:32

수정 2024.09.25 18:32

해양사 올림픽 치러내 위상 제고
연구성과·활동역량 축적된 성과물
정문수 소장 "플랫폼 역할 가속"
연구자 연계 외연 확장 등 기대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지난 8월 19~24일 아시아권 최초로 부산에서 '제9회 세계해양사대회'를 완벽하게 치러내 크게 주목받았다. 국제해양문제 연구소 제공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지난 8월 19~24일 아시아권 최초로 부산에서 '제9회 세계해양사대회'를 완벽하게 치러내 크게 주목받았다. 국제해양문제 연구소 제공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가 지난 2014년 실습선을 타고 전세계를 돌면서 진행한 '해양실크로드 글로벌 대장정'을 기획,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연구소는 앞으로 '찾아가는 바다 인문학' 확산에 적극 앞장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제공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가 지난 2014년 실습선을 타고 전세계를 돌면서 진행한 '해양실크로드 글로벌 대장정'을 기획,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연구소는 앞으로 '찾아가는 바다 인문학' 확산에 적극 앞장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제공
정문수 국제해양문제연구소장.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제공
정문수 국제해양문제연구소장.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제공
"지금까지 국제해양문제연구소가 추구해왔던 '바다 인문학'이 바다로 열린 세계 해항도시 간 문화교섭과 바다의 물리적 운동(해문·海文)과 인간 활동(인문·人文)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현안에 대해 해법을 제시하는 '문제 해결형'에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이 같은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문제 발생 이후의 처방이 아니라 문제를 예방하는 연구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8월 19~24일 아시아권 최초로 부산에서 열린 '제9회 세계해양사대회'를 완벽하게 치러낸 국립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소장 정문수 교수)가 '바다 인문학' 연구에 대한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 주로 유럽권에 개최돼 왔던 '세계해양사대회'는 지난 1992년부터 올림픽이 열리는 해를 맞춰 4년 주기로 개최되면서 '해양사 올림픽'으로 불린다. 이번에 부산에서 열린 '제9회 세계해양사대회'의 경우 행사 기간 4명의 기조연설과 발표자 273명이 78개 세션에서 총 277편을 주제발표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인문학 불모지'로 꼽혀온 부산에 세계 28개국 300여명의 해양학자들이 발표를 위해 한꺼번에 찾은 것 자체만으로도 대한민국 해양사 연구 발전에 큰 획을 긋는 이정표가 됐다. '바다 인문학' 세계적 발신지로 해항도시 부산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가 이번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를 한 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수행하게 된 것은 그동안 한국연구재단의 HK사업 과 HK+지원사업으로 진행해온 연구 성과와 활동 역량이 축적된 성과물로 평가받는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바다와 관련된 인문학·사회과학 분야의 연구 활동을 진작시키고 다른 학문 분야와의 학제적·범학적 연구와 산·학·관·연 협력체제를 통해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정책 수립과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지난 2000년 5월 설립됐다. 설립 이후 HK지원사업으로 '해항도시문화교섭연구'와 HK+지원사업으로 '바다인문학', 즉 해문(海文)과 인문(人文) 관계 연구를 어젠다로 내건 집단연구를 지금까지 수행해오고 있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국제적 발신과 국제 공동연구를 위해 한·중·일·대만 10개 연구소가 참여하는 세계해양문화연구소협의회(WCMCI)를 결성했다. 이를 통해 지난 2011년 이후 매년 1회 연구소 대표자회의와 WCMCI 국제학술대회를 해마다 열어왔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정문수 소장은 25일 "이번 제9회 세계해양사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것을 계기로 해문과 인문 관계 연구의 발신지 내지 연구자 플랫폼 역할을 한층 가속화하고 대한민국의 학문적 위상 제고와 학문 세계화에 기여하는 한편 향후 아시아뿐만 아니라 타 대륙의 연구자와 연계한 외연 확장과 연구의 질적 제고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해문과 인문 관계 연구의 본격적인 시작은 냉전 종식 이후부터였다"면서 "무엇보다 이번 대규모 국제학술대회가 한국연구재단 인문한국(HK·Human Korea) 지원사업의 성과와 실체, 그 위상을 세계에 효과적으로 알리고 홍보하는 절호의 기회가 됐다"고 강조했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그동안 해항도시 문화, 항만과 해운, 해양정책 등에 관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수행해왔다. 지난 2008년 11월부터 2018년 8월까지 10년간 국가가 지원하는 인문한국 지원사업(총사업비 130억원, 연구 어젠다 '해항도시 문화교섭 연구')을 수행하면서 연구소의 인적·물적 인프라가 한층 강화됐다. 인문한국 지원사업을 계기로 '해항도시 문화교섭 연구'라는 새로운 학문분야의 창성을 주도했다.

현재 연구소는 지난 10년간의 '해항도시 문화교섭 연구'의 성과를 심화·발전시킨 '바다 인문학' 연구를 세계적으로 발신하고 있다. '바다 인문학'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인문한국 플러스 사업의 연구 어젠다로 2018년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 7년간 진행되고 있다. '바다 인문학'은 바다의 물리적 운동(해문)에 관한 연구와 인간의 제활동(인문)에 관한 연구는 상호간 학문적 소통과 학제적 연구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의 학문 성과들이 바다 자체의 물리적 운동과 인간 활동들은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라는 것을 입증해 주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의 전통적 학문방법론은 천문(天文), 지문(地文), 인문(人文)의 관계에 주목하면서도 해문과 인문의 관계는 그다지 중요시하지 않았다. '바다 인문학'은 천지인(天地人) 3재 사상을 복원하면서도 더 나아가 해문과 인문의 관계에 주목하는 천지해인(天地海人) 관계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점에서 참신하다.

이러한 연구 성과들은 자료를 공유하고 대중화하는 성과확산사업, 연구의 지속성·발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학술교류사업, 지역 인문학 센터를 통한 다양한 활동으로 전파되고 있다. 정문수 소장은 "'바다 인문학'에서 바다는 이중적인 의미를 가진다"면서 "먼저 바다는 인간의 의도와 상관없이 작동되는 바다 자체의 물리적 운동이 전개되는 자연세계라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의미의 바다는 모든 학문의 성과, 특히 바다와 관련된 물질세계의 연구 성과와 소통하고 그것을 수용한다는 의미의 바다(받아들임)라는 수사라는 것이다.

'바다 인문학'은 바다와 인간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현안에 대해 해법을 제시하는 인문학을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문제해결형 인문학'이라고 명명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연구 성과들은 자료를 공유하고 대중화하는 성과확산사업, 연구의 지속성과 발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학술교류사업, 지역 인문학센터를 통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확산시키고 있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지난 17년간의 탄탄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8월에 끝나는 인문한국 플러스 후속사업으로 '인문학 3.0'을 수행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정 소장은 "해문과 인문의 관계에 주목하면서 문제 예방의 연구에 초점을 두면서 동시에 성과확산을 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신문 연재와 KBS 등과 연간 두 번 심도 있는 다큐멘터리를 제작, 방송을 통해 소개한 바 있다"면서 "앞으로는 원양까지 항해할 수 있는 실습선을 보유한 한국해양대만의 특성을 살려 외국은 물론 국내 울릉도, 동해시, 경주시, 제주도 등 지자체와 손잡고 기후변화, 해저 자원의 중요성, 해양 치유와 자원 발굴, 해양문화와 교육 등을 주제로 '찾아가는 인문학'으로 어젠다를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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