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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먹지 마세요"...수돗물보다 위험하다는 전문가 경고, 왜

안가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27 18:05

수정 2024.09.27 18:0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보건 전문가들이 각국 정부에 식수 인프라 투자 및 수돗물 소비 증대를 촉구했다. 생수가 인간과 환경을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전세계 전문가 "수돗물처럼 엄격한 품질·안전기준 없어"

지난 2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대 앨버트 B. 로웬펠스 명예교수와 카타르 웨일코넬의대 아미트 아브라함 교수 연구팀은 영국 의학저널 '세계 보건' 논평에서 인간과 지구의 건강을 위해 생수 사용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분에 약 100만병의 생수가 소비된다. 식수 확보가 어려운 20억명이 생수에 의존하는 것 이외 편리하고 수돗물보다 안전하다는 이유로 생수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생수가 수돗물보다 안전하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생수는 수돗물처럼 엄격한 품질, 안전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특히 미국의 경우 환경보호국이 수돗물 안전 보장을 위해 오염 물질에 대한 검사를 대대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기준치에서 벗어나는 사항은 모두 보고해야 한다.

반면 생수는 미생물이나 화학 물질의 존재 여부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특히 생수는 장기간 보관하거나 햇빛에 노출되면 플라스틱병에서 유해 물질이 나올 위험도 있다는 게 연구팀은 설명이다.

미세 플라스틱 등 오염물질에 노출

지금까지 연구에서 분석된 생수 표본의 10~78%에서 미세 플라스틱, 프탈레이트, 알킬페놀, 폴리염화바이페닐, 비스페놀 A(BPA) 등 다양한 오염물질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오염 물질은 호르몬 수용체의 기능을 방해, 고혈압이나 당뇨,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등 건강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12% 차지.. 환경문제 우려

환경적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 생수에 사용되는 플라스틱병은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의 12%를 차지, 비닐봉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해양 오염 물질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재활용되는 플라스틱병은 9%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대부분의 플라스틱 폐기물은 매립지나 소각장으로 버려져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고, 주변 지역의 대기질을 저하한다"며 "고소득 국가가 플라스틱 폐기물을 저소득 국가에 떠넘기면서 사회 정의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국 정부는 이러한 문제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가 안전한 식수에 접근할 수 있도록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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