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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고금리에 강제상환옵션 부담 회사채, 4%대로 차환 성공
[파이낸셜뉴스] 한솔제지가 2년 만에 조달 금리 절반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제지업계를 바라보는 투자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지난 16일 차환자금 마련을 위해 사모채 2년물 100억원을 연 4.20%에 발행했다. 회사가 지난 2022년 11월 29일 발행한 100억원 규모 사모채 만기일이 다음달 29일 도래한다.
이번 차환으로 한솔제지로선 조달 비용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게 됐다. 회사가 2년 전 발행한 사모채 금리는 연 8.2%로 이달 발행한 사모채 조달 금리(연 4.2%)의 약 절반 수준이다.
당시 한솔제지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냉랭한 투심을 잡기 위해 사모채에 8%라는 고금리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신용등급 관련 강제상환옵션도 내걸었다. 통상 강제상환옵션은 현재 신용등급 대비 두 개 등급 이상 떨어질 경우 조기 상환해야 한다. 그만큼 제지업계에 대한 전망은 암울했다. 당시 한솔제지의 신용등급은 A0 수준으로 현재까지 동일한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솔제지의 실적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방증하듯 좋지 못했다. 한솔제지의 지난 2022년 순이익(별도 제무제표 기준)은 908억원에서 2023년 순손실 126억원으로 돌아섰다. 한솔제지는 올해 상반기에도 85억원의 순손실(별도 기준)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외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따른 국고채 금리 하락,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식은 한솔제지를 비롯한 제지업계 실적에 단비가 되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022년 11월 말 연 3.68% 수준이었으나 지난 16일 기준 연 2.88%까지 떨어졌다. 통상 한 기업의 회사채 금리는 국고채 금리, 회사의 신용 수준, 투심 등에 따라 결정된다.
여기에 '한강 효과'에 따른 한솔제지 매출 기대감도 투심을 자극해 조달 금리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한솔제지 측은 '한강 효과'가 매출 증가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선 책 50만권을 출판할 경우 백상지(도서용 고급 종이) 300t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한다. 한강 작가의 도서 판매가 100만부를 돌파한다면 600t 이상의 백상지 출하가 요구되는 셈이다. 소설가 한강의 책에는 한솔제지의 '클라우드' 제품이 쓰인다. 이 외에도 무림의 백상지 등 다양한 인쇄용지가 사용됐다.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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