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텔·마이크론 '밀어주기' 강화
삼성·SK하이닉스 美 생산기지
보조금 축소땐 비용 부담 가중
中 생산설비 운영 차질 불가피
삼성·SK하이닉스 美 생산기지
보조금 축소땐 비용 부담 가중
中 생산설비 운영 차질 불가피
■반도체업계 '시계제로' 상황 놓이나
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재집권이 현실화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 내 생산시설을 건립할 경우 보조금을 주는 '칩스법' 폐지 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유세 당시 반도체 보조금 축소 가능성을 꾸준히 시사해왔다. 팟캐스트에서 칩스법에 대해 "정말 나쁜 거래"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를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칩스법이 트럼프 1기부터 추진된 만큼, 칩스법 백지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보조금 혜택이 대폭 축소되는 등 불확실성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기업들의 투자 전략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는 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2030년까지 총 450억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다. 바이든 정부는 삼성전자에 총 64억달러를 지급하기로 약속한 상태인데, 보조금이 축소된다면 비용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데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하고, 4억5000만달러의 보조금을 지원받기로 한 상태다.
■中 견제는 위기이자 기회로 예상
트럼프 2기 정부에서는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등 중국 반도체 업계에 대한 압박 수위도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이 경우 중국 내 공장을 운영 중인 국내 기업들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국 기업의 중국 공장 반도체 첨단장비 반입에 대한 수출 통제 유예 조치도 번복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쑤저우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 충칭 후공정 공장,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낸드 공장을 각각 운영 중이다.
중국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게 모두 반드시 필요한 시장이다. 삼성전자의 시안 공장은 전체 낸드 생산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우시 공장은 전체 D램의 41%를, 다롄 공장은 전체 낸드의 31%를 생산한다. 첨단장비 반입이 금지되면 양사 모두 새로운 사업 구상에 나서야하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중 통제 강화로 오히려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추격을 따돌리는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기존의 대중 반도체 제재는 첨단 분야에 집중됐지만, 올 들어 레거시(범용) 반도체 수요 및 중국산 비중 등을 알아보기 위한 공급망 조사에 착수하는 등 범용 분야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soup@fnnews.com 임수빈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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