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포드 제치고 '세계 6위'
동남아·남미시장 판매량 급증
현대차 "전기차 주도권 잡아라"
하이브리드차 증산체제 돌입
동남아·남미시장 판매량 급증
현대차 "전기차 주도권 잡아라"
하이브리드차 증산체제 돌입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성장세가 매섭다. 중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BYD(비야디)는 올 3·4분기 미국 포드를 제치고 세계 판매 6위로 뛰어오르며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중국차의 매서운 성장세 속에 세계 3위 현대자동차그룹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 선점 경쟁을 지속하는 한편 하이브리드차(HEV)와 고성능차를 앞세워 폭스바겐그룹을 제치고 세계 2위 자리를 노린다는 목표다.
■BYD 급성장에 일본차도 '흔들'
1일 자동차업계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BYD는 올 3·4분기 전 세계 판매량이 113만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8%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1위 도요타의 전 세계 판매량은 273만대로 전년 대비 4% 줄었고, 2위 폭스바겐은 217만대를 기록해 7% 감소했다. 3위 현대차그룹은 전년 대비 3% 감소한 177만대를 팔았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톱3' 완성차 가운데 감소율이 가장 적어 상대적으로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BYD 등 중국차 업체들에 '관세폭탄'을 적용하고 있지만 중국 내수는 물론 최근에는 일본차 업체들이 절대적 입지를 다져왔던 동남아시아와 남미 시장에서도 저가차량을 앞세워 점유율을 높여가며 폭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최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 BYD는 올 6월부터 현지에서 차량 판매를 본격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5개월 만에 1만1024대를 팔아 전체 누적 판매 11위에 오를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YD는 세계 최대 내수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특히 테슬라 등 다른 전기차 업체와 달리 순수전기차 외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모델도 판매하고 있는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속 PHEV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중국 외의 해외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지난해 302만대를 팔아 글로벌 순위 9위를 기록한 BYD가 올해는 5위까지 상승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현대차, 하이브리드차 증산 '맞불'
현대차도 전기차 캐즘과 내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응해 하이브리드차 증산체제에 돌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공언해왔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 10월부터 시험가동엔 들어간 신공장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당초 계획보다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 공장도 라인 재조정 등을 통해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늘리고 있다. 올 3·4분기 누적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포함) 수출 규모는 총 33만3628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25만7481대)과 비교해 29.6%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현대차의 3·4분기 누적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19만2067대로 전년 대비 47.2% 급증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하이브리드차 수출도 14만1561대를 기록해 11.4% 늘었다.
향후 현대차·기아는 사실상 모든 차급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출 계획이다. 올 연말 출시되는 2세대 완전변경 팰리세이드에는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투입된다. 기존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차량이 모터 1개에 1.6L 휘발유 터보 엔진이 들어갔다면 신형 팰리세이드는 2.5L 휘발유 터보 엔진에 모터 2개가 조합되는 것이 특징이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TMED-II)이 탑재되는 첫 차종이기도 하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2027년 하이브리드차를 도입한다.
고성능차에도 힘을 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모터스포츠를 매개로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과 연이은 회동을 가지며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을 설립하고, 2017년엔 고성능 브랜드 N의 첫 모델을 출시했다. 올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3만9563대에 이른다. 이 가운데 91.9%(12만8192대)는 해외 시장에서 팔릴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품질 경쟁력을 입증했다. 최대 650마력의 성능을 발휘하는 고성능차 아이오닉5 N도 올해만 6163대가 팔리며 순항하고 있다. 현대차는 메르세데스 벤츠 AMG와 BMW M 등을 겨냥,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고성능차인 마그마 차량을 내놓는다. 첫 모델인 GV60 마그마는 내년 출시할 예정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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