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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웹툰’ 복제는 하루, 차단은 3주 [K웹툰, 불법의 덫에 빠지다 (下)]

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1 18:30

수정 2024.12.01 18:30

전문가 "차단절차 간소화해야"
대응조직 일원화로 속도 올리고
디즈니처럼 강력 대처해야 근절
만연한 불법 유통이 웹툰 산업을 갉아먹는 장애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18년에 비해 연재되고 있는 웹툰 작품수는 코로나19를 겪으며 몇배로 증가했지만, 전체 조회수는 그대로 머물며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이용자 확대와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라도 불법 유통 근절이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불법한류콘텐츠중 웹툰이 68.3%

1일 웹툰 모니터링 업체 코니스트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네이버웹툰 플랫폼에서 연재되던 작품수는 200개에서 28일 기준 827작품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플랫폼 전체 조회수는 지난 2019년 10월 최고점이었던 월 9억9000만회 수준 밑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엔데믹 이후 웹툰 이용자 감소와 함께 잠재 고객을 불법 웹툰으로 인해 잃어 버렸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 한국저작권보호원의 '2023 해외 한류콘텐츠 침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해외 불법유통 사이트에 게시되어 있는 한류콘텐츠 불법복제물은 약 3억4956만개 중 웹툰은 약 2억3873만개(68.3%)에 달했다.

■"접속 차단절차 간소화해야"

전문가들은 불법웹툰 차단 절차를 간소화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은 사이트가 차단되더라도 도메인을 조금 손 봐 금방 다시 사이트를 생성할 수 있지만, 그 사이트를 다시 차단하는 데는 최소 2~3주가 걸린다. 현재 웹툰 불법 복제와 관련해 모니터링은 저작권보호원이, 심의와 차단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수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찰 등이 나눠서 맡고 있다. 전담 기구가 없고 각각 기능이 나눠져 있으니 빠른 대응이 어렵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역할과 책임이 나뉘다 보니 손발이 안맞는 상황"이라며 "불법 유통과 저작권에 신속 대응할 기민한 조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불법 웹툰 사이트 운영자 수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은 대부분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현재 수사기관 협조 없이 운영자 특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웹툰 플랫폼 등에서 신고를 하더라도 수사 중지가 되는 건이 대부분이다.

운영자를 잡아도 처벌 수위가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행법상 저작권법을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2018년 검거된 국내 최대 불법 웹툰 사이트였던 '밤토끼' 일당은 5명 중 주범 1명만 실형 2년 6개월을 받으면서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는 평이 나온다.

■"저작권 인식 개선도 필요"

저작권 인식을 높이고 이용자 문화 개선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기수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디즈니처럼 강력한 대처를 하지 않는다면 저작권 불법 유통의 완벽한 근절은 어렵다"며 "'공짜'로 인식되던 음악이나 영화도 지금은 정당한 돈을 주고 보는 것처럼 웹툰에 대한 저작권 인식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 확대를 위해 업계가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태진 코니스트 대표는 "현재 웹툰 제작사와 플랫폼 모두 매출 부분에 있어서 크게 저조한 모습"이라며 "플랫폼과 제작사 모두 작품 퀄리티와 노출, 효과적 추천 방안 등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플랫폼 업계는 AI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AI 기반 개인화 추천 서비스 '알아서 딱!'을 지난 6월 말 적용한 결과 지난 7~9월 국내 네이버웹툰의 유료 이용자당 월평균 결제액(ARPPU)은 8.25달러로 작년 같은기간의 7.58달러 대비 8.8% 늘었다.
네이버웹툰 측은 개인화 추천 서비스 도입 효과로 이용자 취향에 맞는 작품을 보다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만든 효과로 분석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자사의 AI 기반 추천 서비스 '헬릭스'를 지난 4월 카카오페이지, 웹툰, 북미 플랫폼 타파스 등 일부에 도입했다.
이중 '헬릭스 큐레이션'은 카카오페이지에서 AI 개인화 기반으로 이용자의 이전 감상 이력을 바탕으로 작품을 추천하고 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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