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가족과 청주 눈썰매장에서 휴가를 보내다가 붕괴 사고를 바로 옆에서 목격했다. 어린 아이와 사람들이 얼음에 깔려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아버지이자 소방관의 마음으로 달려갔다. 평소 주어진 1분 1초의 시간에 최선을 다하면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것도 한몫했다."
5일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생명보험재단)이 서울 중구에 위치한 더플라자 호텔에서 개최한 ‘2024 생명존중대상’ 시상식에서 '사회적 의인' 소방부문 수상자 중 한 명인 권민호 충북 소방본부 소방장은 "이번 수상으로 생명 존중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생명존중대상’ 시상식은 생명보험재단이 생명존중문화 확산을 위해 16년째 진행하고 있는 상찬 사업이다. 생명보험재단은 시상식을 통해 경찰, 소방, 해양경찰, 일반시민 등 총 4부문에 걸쳐 전국 각지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소중한 생명을 구한 의인들을 선정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문화 활동으로 생명존중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로자를 선정해 문화예술(인물 및 콘텐츠) 부문을 시상하고 있다.
올해 사회적 의인 부문에는 일반시민 5명(하태영, 허재형, 최현준, 백지환, 백창국), 소방관 3명(김병규 소방교, 김재준 소방장, 권민호 소방장)을 비롯해 해양경찰관 4명(김재권 경사, 김태준 경장, 이동준 경장, 고만석 경장), 경찰관 3명(김주업 경위, 조현룡 경사, 이남훈 경장) 등 총 15명이 선정됐다.
특히 경찰 부문의 이남훈 경기 남부경찰청 군포경찰서 경장은 휴가기간 가족모임을 위해 차를 타고 가던 중 승용차 한 대가 뒤집힌 상태로 하천에 잠겨 전복돼 있는 것을 발견, 주변 목격자로부터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전달받고 즉시 하천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침수로 인해 문이 열리지 않는 상황에서 극적으로 뒷문을 개방해 70대 요구조자의 생명을 구했다.
이 경장은 "차에서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당시 그곳에 뛰어들지 않았다면 계속 후회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한 명의 시민이자 경찰관으로서 앞으로도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며 국민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문화예술 분야 인물부문 수상자로는 연예인 ‘게이트키퍼’로 활동하며 자살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배우 신애라와 방송인 송은이, 김기리, 문지인씨 등 4명이 선정됐으며 콘텐츠 분야에서는 ‘Love For Life 60초 영상제’에서 입상한 5팀이 수상했다. 연예계 관련 종사자 40여명이 함께 모인 게이트키퍼는 매달 자살예방 교육을 수강하고, 활동을 지속적으로 홍보함으로써 일상 속 자살예방의 중요성을 알린 점에서 선한 영향력을 높이 평가받는다.
이날 수상한 4명의 게이트키퍼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수상자들 모두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 사람을 살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파급력을 고려해 생명의 존귀한 가치를 널리 알리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이 용기를 낼 수 있는 활동을 진행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한편 생명보험재단은 2009년부터 16년간 ‘생명존중대상’ 시상을 통해 경찰관 248명, 소방관 269명, 해양경찰관 83명, 일반시민 213명, 문화예술 인물 및 콘텐츠 12팀 등 총 800여명의 사회 속 숨은 의인들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있다.
이장우 생명보험재단 이사장은 “지난 16년간 ‘생명존중대상’을 운영하며 자신의 생명이 위험할지도 모르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구조를 위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뛰어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매년 놀라울 따름”이라며 “우리 사회 곳곳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노력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전하며, 생명보험재단도 세심한 지원사업을 통해 생명존중 문화 확산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언급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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