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벌써 12兆 넘어… 전년比 8%↑
국가 이미지 추락에 한류 위상 흔들
식품사 "상황 장기화땐 타격 우려"
비상계엄·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K컬처 등 한류 영향에 힘입어 올 들어 식품 수출이 역대 최고를 경신했지만, 국격에 치명타를 맞으면서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식품업계는 비상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가 이미지 추락에 한류 위상 흔들
식품사 "상황 장기화땐 타격 우려"
11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와 업계에 따르면 미국, 중국 등 세계 주요 26개국의 한류 인식과 한류 소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한류의 인기와 대중화 정도를 측정하는 한류현황지수는 지난 2022년 3.2에서 지난해 3.3으로 증가했다. 0~2.5 미만은 한류 소수관심단계, 2.5~3.5 미만은 한류 확산단계, 3.5 이상은 한류 대중화단계로 분류된다. 같은 기간 한류의 성장 또는 쇠퇴 정도를 측정하는 한류심리지수 역시 2022년 119.3에서 123.3으로 상승했다. 0~99은 한류 쇠퇴그룹, 100~129은 한류 중간성장그룹, 130 이상은 한류 고성장그룹으로 나뉜다.
한류 성장세에 힘입어 K푸드에 대한 해외 수출 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11월까지 농식품 수출액은 90억5000만달러(약 12조693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수출액 상위 품목인 라면(1조5968억원)과 과자류(9898억원), 음료(8546억원), 쌀 가공식품(3857억원) 등이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올해 목표로 제시한 농식품 수출 '100억달러' 달성 가능성도 나온다.
하지만 비상계엄·탄핵 정국에 따른 국가 이미지 추락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업계에 퍼지고 있다. 주요 식품사들은 당장 글로벌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분석했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실적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불닭볶음면'을 생산하는 삼양식품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 등 상품을 경남 밀양공장에서 생산해 해외로 100% 수출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큰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수출 전선의 타격이 우려된다"며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내년 사업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K푸드 기업인 CJ제일제당도 전체 식품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올해 50%를 넘어설 전망이지만 정치발 돌발 악재로 발목이 잡힐 위기다.
식품사들은 정치 리스크의 장기화에 대비해 자구책 마련에 부심한 모습이다. 농심 관계자는 "아직까지 직접적인 영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를 대비해 정보 수집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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