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프랜차이즈로 번지는 기후플레이션… 가격 줄인상 불 당기나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11 18:24

수정 2024.12.11 18:24

가격 인상 자제해온 외식업계
정치 리스크·환율 급등까지 겹쳐
"당분간 가격 인상 없다" 입장에도
외식불황 길어져 버티기 어려울듯
프랜차이즈로 번지는 기후플레이션… 가격 줄인상 불 당기나
기후 이상에 따른 카카오와 커피 원두 가격 급등으로 국내 제과·커피업계에 이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도 가격 인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기후플레이션(기후 변동에 따른 원재료발 가격상승)에도 그동안 가격 인상을 자제했지만 원가 및 인건비 상승에 돌발 정치리스크로 환율까지 오르면서 외식업계가 임계치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던킨은 최근 1개 1500원이던 '카카오하니딥' 제품의 가격을 1700원으로 200원 인상했다. 카카오하니딥은 달달한 초코맛의 케이크 도넛이다. 던킨 측은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와 커피 원두 가격이 치솟으면서 불가피하게 관련 제품 1개의 가격을 인상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카카오를 가공한 코코아 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t당 9425달러로 연초 대비 120% 이상 올랐다. 카카오 생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나와 서아프리카 국가에서 기후 변화로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커피 원두 가격도 상황은 비슷하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아라비카 원두 선물 가격은 연초 대비 70% 이상 뛰었다. 여기에 최근 탄핵 사태라는 초대형 정치리스크로 환율까지 오르면서 식품업계는 물론,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가격인상 요인이 큰 상황이다. 카카오와 커피 가격은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 감소로 3년 전부터 가격이 꾸준히 오르지만 업계는 제품가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 왔다.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커피 생산업체인 네슬레는 지난달 원두 가격 상승을 이유로 내년 초 커피 가격을 올리고 포장용량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초콜릿 사용 비중이 높은 국내 제과 업계는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오리온은 초콜릿 과자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올렸다. 앞서 해태제과와 롯데웰푸드도 각각 홈런볼, 가나 초콜릿 등 자사 대표 제품의 가격을 9~12% 가량 올렸다.

동서식품도 지난달 15일부터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고, 스타벅스 코리아도 지난 8월 일부 커피와 원두 상품군 가격을 올렸다. 컴포즈커피는 최근 생딸기주스 가격을 4200원에서 4300원으로 100원 올렸는데 국산 딸기 원재료 사용이 늘어난 이유라 수입 물가 인상과는 관련이 없다.

다만 대부분의 베이커리 및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최대한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베이커리 브랜드,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 이디야커피, 투썸플레이스, 파스쿠찌, 메가MGC커피, 팀홀튼 등은 최근 3개월간 가격 인상 품목이 없었다.
베이커리 및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당분간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내수침체 장기화로 외식 업황도 타격이 커지는 상황이라 이들 업계가 언제까지 버틸지는 미지수라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및 환율 상승은 대부분 원료를 수입해 사용하는 국내 식품 업계는 물론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지속적인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배달수수료,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비 인상 요인들이 많지만 정부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 언제까지 가격 인상을 억누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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