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ㆍ충남=뉴스1) 허진실 기자 = “국회의원이 일을 안 하니 국민이 거리로 나오죠”
13일 오후 대전 서구 은하수네거리에서 만난 직장인 정 모 씨(33)는 “추운데 집회 나오기 정말 싫다. 하지만 대리인인 국회의원이 일을 안 하니 주권자가 직접 나서는 것 아니겠느냐”며 “직무를 유기한 이들이 누군지 내일 탄핵 표결에서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대전에서도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이날 오후 7시 대전의 체감온도는 영하 2도까지 내려갔지만, 집회장에는 주최 측인 윤석열정권퇴진 대전운동본부 추산 3500여명(경찰 추산 2000여명)의 시민이 모여들었다.
털모자, 목도리로 중무장한 시민들은 연신 ‘윤석열 탄핵’, ‘국민의힘 해체’가 적힌 피켓을 흔들거나 구호를 외쳤다.
집회장에서는 죄수복을 입고 포승줄을 찬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신대도 볼 수 있었다.
시민들은 등신대 앞에서 밝은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는가 하면 두 사람을 때리는 시늉을 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사진을 찍은 이 모 씨(29)는 “민주공화국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거 같다. 특히 2번째 대국민담화에서 느껴졌다”며 “이렇게라도 때릴 수 있으니 속이 시원하다”며 웃었다.
비상계엄이 계기가 됐지만 시민들이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이유는 각양각색이었다.
공과대학에 재학 중인 이 모 씨(22)는 “위헌적 계엄령 선포가 가장 문제지만 ‘R&D 예산 전액 삭감’도 집회에 참여한 큰 이유 중 하나”라며 “기말고사 기간임에도 공부 시간을 쪼개 거리로 나왔다”고 강조했다.
학생인권운동가 중학생 이 모 군(13)은 “비상계엄 이전인 8월달부터 탄핵 집회에 나왔다”며 “윤 대통령 집권 후 전국 곳곳에서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되지 않았느냐. 학생 인권 인식이 역대 최악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날 대전 곳곳에서는 현 정권 퇴진과 탄핵 소추안 가결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대전서구의회 야당 의원 11명은 이날 오전 대전 서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탄핵을 위한 국민의힘 표결 동참을 요청했다.
또 같은 날 대전지역 대학민주동문회는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탄핵을 촉구하고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민주노총이 주축이 된 윤석열정권퇴진 대전운동본부는 14일 오후 3시 은하수네거리와 파랑새네거리에서 탄핵소추안 표결을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이날 오후 6시 충남 천안 신부동 천안고속버스터미널에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충남시민대행진이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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