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는 반정부군의 기둥인 SNA를 강력 지원해와
미국은 IS 소탕을 위해 쿠르드족 민병대와 제휴
바샤르 아사드 정권을 붕괴시킨 반정부군은 HTS를 중심으로 임시정부를 구성하며 '모든 시리아인을 위한' 이슬람주의 국가 건설을 표방하고 위로는 외교관계 아래로는 식수 서비스 등을 재건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새 시리아가 '특별우대나 특정 배척이 없는 포용적 체제로 종교적 종족적 소수파 및 여성를 차별하지 않으며 이웃 나라들을 위협하자 않는' 나라로 거듭나도록 돕자고 투르키예와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블링컨이 '광범위하다'고 강조한 양국의 합의는 원칙적 단계의 모호한 합의를 에둘러 포현한 것일 수 있다.
미국과 튀르키예는 나토 동맹이지만 시리아에서 서로 적대하는 반정부군 내 세력들과 각기 제휴하고 열심히 지원해왔다.
그리고 시리아와 남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튀르키예는 시리아 내전 14년 동안 아사드의 생명줄 역할을 한 러시아 못지않는 관여를 지속했으나 미국은 많이 뒤지는 소극적이고 제한적인 개입에 머물다 이제 발을 깊숙이 넣고자 한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가 사라져 최대의 영향력을 구사할 수 있는 튀르키예는 미국의 틈입을 견제할 수도 있다.
반정부군 중에 튀르키예가 거의 자체 준군사조직으로 키우고 지원한 시리아국민군(SNA) 및 자유시리아군(FSA)은 이번 아사드 궤멸을 주도한 HTS(하앗타리르알샴)의 파트너로서 북서부 이들립주 반군 정부('구원정부')의 한 기둥이다.
이 조직은 아사드 정권 타도 못지않게 튀르키예 에르도안 정부의 공적 1호인 시리아 쿠르드족의 근거지 축출과 강제 이주를 활동 목적으로 한다.
반면 미국은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들인 시리아민주군(SDF), 국민보호군(YPG)과 제휴해서 시리아 동부에서 출범한 수니파 극단이슬람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 소탕 작전을 펼쳤고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친 튀르키예 반군인 SNA와 무자비한 행태로 이름이 난 FSA는 이번 이들립주 반군의 시리아 정부군 기습 작전 참여 중에도 쿠르드족 축출에 나섰다. 아부 모하메드 알졸라니의 HTS가 수도 다마스쿠스로 남진할 때 이들은 유프라테스강 변의 북동부 도시 만비지를 공략해 쿠르드족과 이들을 보호하던 SDF를 쫓아냈다. SNA는 SDF를 철저히 때려부수려 했으나 미군의 중재로 쿠르드인들은 간신히 철수할 수 있었다.
친 튀르키예 반군은 이어 강 건너 튀르키예 접경지에 소재한 시리아 쿠르드족의 원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코비니를 손에 넣어 쿠르드족을 아래 사막지대로 쫓아냈다.
200만 명이 넘는 시리아 쿠르드인과 SDF는 내전 초반에 튀르키예군의 북동부 국경 침입으로 코바니 등에서 밀려나 서쪽과 남쪽으로 이동했다. 유프라테스 강 동쪽 기슭의 큰 도시 라까를 새 집결지로 삼았는데 한때 IS의 수도했던 이곳도 친 튀르키예의 SNA 등이 노리고 있다.
내전 기간 중 아사드 정부군보다는 튀르키예 군에 더 시달렸다고 할 수 있는 쿠르드인들은 아사드 정권 몰락으로 더 기세등등해진 SNA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쿠르드족과 SDF는 미군이 이들의 공격을 차단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미국으로서는 친 튀르키예 반정부군 SNA는 극단 조직 IS와는 다르다. 또 시리아에서 영향력이 월등한 튀르키예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이다.
시리아 쿠르드족이 어려운 처지로 내밀린 가운데 미국이 공조와 협력을 약속한 튀르키예와 실제 어떤 관계를 맺고 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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