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르포]"尹, 더이상 국정 운영 어렵다"…탄핵 외치는 시민들

김동규 기자,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14 14:50

수정 2024.12.14 14:50

14일 오전 국회의사당 앞 국회대로에 모인 시민들. 사진=김동규 기자
14일 오전 국회의사당 앞 국회대로에 모인 시민들. 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오늘 국회를 꼭 통과하길 바랍니다"
가정주부 석모씨(60대)는 남편과 함께 14일 오전 국회의사당 앞 집회장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 원래 석씨는 탄핵에 유보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석씨는 지난 12일 오전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듣고 탄핵 찬성으로 돌아섰다. 석씨는 "대국민 담화에서 보인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너무 위험해 보인다"며 "냉철하게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은 사회에 큰 피해를 불러 온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제2차 탄핵소추안의 표결이 이뤄지는 이날 국회의사당 앞 국회대로에서는 '내란죄 윤석열 퇴진 시민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부터 전국 각지의 시민들이 몰렸다.
집회 참석자들은 음식과 물품을 나눠주며 집회를 독려했다. 시민들은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우려한다며 자신들이 탄핵에 찬성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에 따르면 이날 '내란죄 윤석열 퇴진 시민 촛불집회' 시작은 오후 3시였으나 오전부터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본지 기자가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4번 출구에서 KDB산업은행 본점으로까지 약 300m를 이동하는 데 15분 정도가 소요될 정도였다. 주최 측은 집회에 20만명이 참석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윤 대통령이 더 이상 정상적인 국정을 운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원 강릉에서 새벽 기차를 타고 이곳에 도착했다는 박선동(60)씨는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볼 수 없다. 보수 유튜버들이 할 법한 말을 대통령이란 사람이 하고 있지 않냐"며 "하루빨리 탄핵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김모씨(60대)는 "윤 대통령이 그제 대국민 담화문에서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이유를 말하는 것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국회를 반국가 세력으로 모는 것부터가 정상적이지 않다"며 "윤 대통령과 대화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게 더 이상 무리인 듯싶다. 탄핵해야 한다"고 밝혔다.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이변도로에서 윤모씨(60대)가 집회 참석자들에게 감귤과 키위 등을 무료 나눔하고 있다. 사진=정경수 기자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이변도로에서 윤모씨(60대)가 집회 참석자들에게 감귤과 키위 등을 무료 나눔하고 있다. 사진=정경수 기자

한편 제주도에서 올라온 이들도 있었다. 집회장에서 집회 참석자들에게 감귤과 키워를 나줘구고 있던 윤모씨(60대)는 "제주도에서 직접 농사지은 것을 팔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는데, 많은 이들이 이것들을 집회장에서 나눠주라고 후원금을 보내 이렇게 무료 나눔하고 있다"며 "감귤과 키위를 합쳐서 170박스 가지고 왔다. 이렇게라도 역사에 기여할 수 있으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집회 현장은 마치 축제와 같았다. KDB산업은행 본점 앞에 설치된 작은 무대에서는 만담꾼들과 풍물패가 공연을 하고 있었다. 중앙무대에서는 아이돌 가수들의 모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가 나오자 한 여고생 무리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해당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많은 인파가 몰리자 주최 측 등은 안전 문제를 신경쓰고 있었다. 집회 측은 국회대로 주변의 골목들을 폐쇄하고 집회장 중간 중간에 안전 통로를 확보해 인파의 동선을 통제했다. 소방은 집회장 주변에 인력 등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경찰은 대규모 집회에서 발생하던 연행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이 침착하게 질서를 지키며 목소리를 냈던 만큼 가급적 연행은 안하려는 분위기다. 다치는 사람이 없도록 집회 안전관리와 질서유지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여의도와 광화문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차량 정체가 예상됨에 따라 교통경찰을 추가 배치하고 차량 우회 조치 등을 실시하고 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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