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혜연 남해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이뤄지는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도심에서는 보수단체가 집회를 열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탄핵 반대를 외쳤다.
윤 대통령도 앞서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비상계엄의 이유 중 하나로 '부정선거 의혹'을 꼽은 바 있다.
14일 오후 1시쯤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가 주최하는 집회에 참가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주최 측은 광화문 사거리에서 시청까지 전체 차로에 참가자들을 위한 의자를 깔아놓았다. 참가자 대부분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있는 60대 이상 노인들로 2030세대 청년들은 극소수였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을 '더불어종북당'이라고 칭하며 윤 대통령 탄핵을 막아내야 한다고 외쳤다. '촛불은 쓰레기', '어차피 꺼질 촛불', '이재명 구속' 등의 구호도 종종 나왔다.
또 뉴스 형식을 빌린 부정선거 의혹 영상을 재생하며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탄핵에 찬성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서는 '배신자'라고 비난했다.
집회 현장을 지나던 시민들은 대체로 눈살을 찌푸리며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20대로 추정되는 한 여성은 "민폐야 민폐"라며 지나갔고 50대 추정 중년 남성은 "아유"하고 긴 한숨을 쉬며 집회 참가자들에 눈을 흘겼다.
이민영 씨(25·여)는 "이번 계엄에 관해서는 당연히 탄핵이 상식이고 계엄한 것이 비상식인데 왜 저러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저는 지난주에 여의도에 다녀왔는데 탄핵을 촉구하는 멘트가 위주였지 '누구를 밟아라', '쓰레기' 이런 말은 없었는데 멘트가 너무 과격하다"고 지적했다.
주말이지만 인근 사무실로 출근 중이라는 문 모 씨(37)는 "자기 의견들 표현하러 나오신 거긴 하지만 시끄럽기도 하고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의 소음이라 더 싫다"며 "계엄이 지금 이 시대에 일어날 일은 아니지 않나. 박근혜 탄핵 때는 광화문이 촛불 집회의 상징이었는데 몇 년 새 이렇게 됐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시위 현장 인근 카페에서 근무하는 A 씨(27)는 "집회하는 건 어쩔 수 없는데 일하는 내내 시끄럽기도 하고 날이 추우니까 (참가자들이) 들어오셔서 피켓을 막 쓰레기통에 쑤셔 넣는 건 싫더라"며 "굳이 대통령 만세 만세 하는 이유도 모르겠고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집회 관계자가 길거리에서 '윤석열 탄핵은 잘못됐다'는 문구가 적힌 홍보물을 나눠주자 한 30대 추정 여성이 강하게 손을 뿌리치며 거부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100만 명 모집을 예상하고 있다. 경찰 추산 이날 오후 2시 기준 광화문 보수단체 집회에는 약 2만 7000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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