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홈런 + 10K... 메이저리그 148년 역사에 최초
1960년대 이후 PS에서 홈런 + 10K도 최초
1960년대 이후 PS에서 홈런 + 10K도 최초
[파이낸셜뉴스] 야구의 신(神)이 있다면, 그 밤 그는 분명 다저스타디움 마운드 위에 서 있었다. 투수이자 타자, 인간이자 신화.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야구 그 자체’가 되어버린 순간이었다.
지난 18일 다저스타디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4차전의 하이라이트는 경기 전체였다. 오타니는 6이닝 동안 10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밀워키 타선을 짓눌렀고, 타석에서는 무려 세 번 담장을 넘겼다.
투수로 완벽했고, 타자로는 압도적이었다.
미국 MLB닷컴은 경기 직후 이 장면을 “야구 역사상 가장 완전한 단일 경기 퍼포먼스”라 표현했다. 그들의 표현은 과장이 아니었다. 통계, 데이터, 감정, 모든 게 그를 신격화했다.
홈런을 터뜨렸다. 투수가 선발 등판 경기에서 리드오프 홈런을 친 것은 MLB 역사상 처음이었다.
이후 4회, 7회에도 연속 홈런. 포스트시즌 한 경기 3홈런을 친 최초의 투수였다.
마운드에서도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
‘3홈런 + 10K’라는 조합은 메이저리그 148년 역사에서 그 누구도, 단 한 번도 해낸 적 없는 기록이었다. 그는 이미 한 번 ‘홈런 2개+10K’를 기록한 적이 있다.
두 번 이상 이 조합을 만든 사람, 역시 오타니뿐이다.
이날 경기에서 나온 ‘가장 빠른 투구 11개’, ‘가장 빠른 타구 3개’, ‘가장 긴 비거리 3개’ 모두 그의 몫이었다. 시속 116마일이 넘는 타구가 두 번 이상 나온 것도, 스탯캐스트가 도입된 2015년 이후 오타니가 처음이었다. 그는 물리학의 한계를 넘었고, 야구의 논리를 무너뜨렸다.
1960년대의 전설 밥 깁슨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10탈삼진과 홈런을 동시에 기록한 투수는 없었다.
그러나 오타니는 ‘기록의 영역’을 넘어 ‘개념의 경지’에 올라섰다. 야구가 인간의 게임이라면, 오타니의 경기력은 그 인간의 정의를 바꾸는 사건이었다.
MLB닷컴의 평가는 단호했다. “그는 투타 모든 면에서 경기를 지배했다. 이 경기는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스포츠가 가진 위대함의 정의를 다시 쓴 순간이다”가 그들이 내린 평가였다.
팬들은 그를 ‘베이브 루스의 환생’이라 부른다. 하지만 이젠 그보다 더한 단어가 필요하다. 그는 매 순간 야구의 본질을 증명한다.
야구는 가능성의 스포츠이며, 오타니는 그 가능성의 끝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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