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보 "TSMC 美 사업, 인건비 큰 문제" 보도
삼성 오스틴, 인당 인건비 1.4억…"해결 필요성 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자유시보는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노아 스미스의 글을 인용해 "TSMC의 애리조나 공장이 직면한 진정한 문제는 충성도가 낮은 직원에게 대만보다 몇 배나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은 미국보다 경제 규모가 작은 데다 미국 달러에 비해 통화 가격을 낮게 유지하고 있다. 이에 TSMC는 대만 현지보다 미국에서 훨씬 더 많은 인건비를 지급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아 스미스는 "TSMC의 엔지니어 평균 임금은 2021년 기준 6만4874달러로 애플(20만~30만 달러), 구글(30만~40만 달러) 등 빅테크 사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고 분석했다. 사실상 빅테크 직원들이 TSMC보다 4-5배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이다.
스미스는 이와 함께 "TSMC는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대만에서처럼 미국에서는 기업의 권위가 없다"며 "미국에 있는 대만 노동자들조차 다른 곳에서 얼마든지 더 나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TSMC의 애리조나 신공장에 근무할 엔지니어들이 언제라도 미국의 빅테크 업체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TSMC는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미국 빅테크 수준에 맞춰 애리조나 공장의 엔지니어 임금을 상향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건비 지출이 계속 높아지면 미국 사업의 수익성은 더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앞서 TSMC는 미국 투자를 4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늘려 애리조나주에 첨단 반도체 공장 3곳을 짓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미국 투자를 늘린 만큼 이 같은 인건비 부담을 안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만 공장 2곳, 연구개발(R&D)센터를 짓기로 했다. 기존 투자금은 170억 달러에서 450억 달러로 대폭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현재 운영 중인 오스틴 공장의 지난해 1인당 평균 인건비는 약 10만 달러(약 1억3700만원)다. 오스틴 공장에는 5322명 직원이 근무 중으로 지난해에만 5억3500만 달러(약 7300억원)를 인건비로 썼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오스틴 생산법인(SAS) 영업이익률은 7.3%로 중국 시안 생산법인(10.1%)보다 낮다. 미국의 높은 인건비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지역에 추가 투자를 하면서 테일러 공장의 인건비는 오스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인텔 같은 현지 기업이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며 인력 유출 여지는 더 클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 직원 수급에 한계가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현지 고급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TSMC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특히 미국 정부로부터 추가 보조금과 독소조항 수정 등 직간접적 지원을 위한 협상도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원활한 인력 수급과 인건비 문제는 TSMC와 삼성전자가 미국 사업을 하는데 가장 큰 난제가 될 수 있다"며 "미국 정부의 추가 지원을 어떻게 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jy5223@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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