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미디어의 국제화

‘파이낸셜뉴스’는 금융산업과 정보기술산업 발전의 길잡이가 될 것을 자임하고 정보의 글로벌화를 추구하기 위해 일간 경제전문지로서 창간, 오늘 그 첫 호를 독자들에게 선보입니다.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천년의 첫 해 한 허리에서 고고(呱呱)의 성(聲)을 울리는 본지에 독자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오늘날 전세계는 변화의 물결을 넘어 대혁명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순간적인 충격에 의한 혁명이 아니라 해도 변혁의 파장은 가히 혁명적입니다. 모두가 정보통신기술의 혁신에 기인함은 물론입니다. 그리고 그 혁명의 끝이 과연 어디인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지나간 20세기가 기술과 산업의 발전정도에 따라 삶의 질이 좌우되는 시대였다면, 우리가 살아갈 21세기는 정보통신기술과 지식산업의 혁명적 변화를 얼마만큼 수용하느냐의 정도에 따라 냉엄한 무한경쟁속에서 살아남느냐의 여부가 판가름나는 시대가 될 것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와 같은 파고 높은 대혁명의 한가운데에서 출범하는 본지는 무엇보다 정보의 글로벌화, 미디어의 국제화를 추구하려 합니다.

오늘의 정보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초월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 지역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는 것은 바로 시공(時空)의 벽을 뛰어넘는 정보의 동시 (同時)적 공유에 기인합니다. 정보에 관한한 ‘국가’란 개념은 의미가 사라진 시대입니다. 본지가 정보의 국제화를 표방하는 것은 바로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 전세계와 함께 호흡함으로써 가치 판단의 자료로 삼게 하기 위함입니다.

더구나 한국경제의 위치는 지구촌의 다양하고 신속한 정보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세계10위권대로 진입한 교역량이나 각종 산업, 국민총생산의 규모가 이를 말해줍니다. 앞으로 역동적인 경제활동이 이뤄지고 주변국가에서 중심국가로 발돋움하여 동북아의 중추국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발빠른 정보의 흡인이 필수적입니다. 정보가 앞으로 선진사회 진입을 위한 지식기반경제 구축의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본지는 정보의 양방통행을 통한 미디어 산업의 국제화를 위해 오는 가을 온라인 영자 신문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본지는 정보의 글로벌화와 함께 낙후된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금융과 증권분야에 특별히 역점을 두고 제작하려 합니다. 한국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의 젖줄이라 할 수 있는 금융의 선진화가 시급한 과제입니다. 금융의 제 기능이야말로 자본의 적정배분을 가능케하고 경제의 효율화와 능률의 극대화, 공정한 경쟁을 담보하기 때문입니다. 본지가 금융산업의 선진화를 이룩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다 할 것을 다짐하는 것은 이를 통해 경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하기 위해서입니다.

금융의 선진화가 시장경제와 자본주의의 창달을 전제로 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자본주의야 말로 그것이 지닌 수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인류를 빈곤에서 해방시키고 풍요롭게 만든 제도임은 역사가 증명합니다. 공정한 경쟁과 자본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서는 경제외적 환경의 조성도 시급합니다. 다른 부문에 비해 크게 낙후되어 있는 정치 사회 의식의 변화 없이는 경제발전은 연목구어(緣木求魚)일 뿐입니다.

정보통신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새삼스럽습니다. 미국의 신경제가 9년째 호황을 구가하고 있고 벤처와 인터넷산업이 각국에서 실업구제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는 증명됩니다. 경제성장이나 수출에서 차지하는 정보통신산업의 기여율이 여타산업의 그것을 훨씬 능가하고 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를 벗어나는데 이 분야가 밑거름이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와 같이 중요한 정보기술산업이 우리나라에서 크게 꽃피우고 있는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벤처기업이 줄을 잇고 1000만명을 넘어선 인터넷 이용자 숫자나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인터넷사이트와 도메인 숫자가 이를 말해줍니다. 그러나 벤처기업의 장래가 반드시 보장되어 있는 것만이 아님을 우리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현상에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본지가 정보기술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자임하려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국민의 정보화교육에 앞장섬으로써 디지털경제에서 뒤떨어져 발생하는 디지털 불균형을 해소하느데 기여할 뿐 아니라 정보혁명시대에 필요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틀, 사고를 구축하는데 충실한 조언자가 되려 하는 것입니다. 또 고수익 고위험으로 요약되는 새로운 산업의 옥석을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우려는 것입니다.

새 일간지를 창간하면서 우리는 정보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틀과 새로운 발상의 신문을 제작하려 노력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지는 또 하나의 경제 신문이라는 평가를 배격합니다.

본지는 또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매체로서 언론이 창달되고 법과 질서가 바로 서며 사회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풍요롭고 인정이 샘솟는 사회건설에 기여할 것을 다짐합니다.

본지는 독자와 함께 발전하고 독자의 끊임없는 사랑을 받는 신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독자여러분의 사랑과 지도편달을 당부합니다.

2000년 6월 23일

발행인 조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