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운용사 3∼4개 정리…신탁자산 부실 5조 육박

      2000.06.26 04:42   수정 : 2014.11.07 14:12기사원문

국내 투신사와 은행,종금사의 신탁상품 부실규모(장부가와 시가와의 차액)가 5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금융기관별 신탁상품 부실규모가 낱낱이 밝혀질 경우 투신운용사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이달말 투신상품 부실 및 수익률 공개와 다음달 1일 채권시가평가제 전면 실시를 계기로 투신구조조정에 본격 착수키로 했다.또 이 경우 부실이 많거나 유동성이 취약한 최소한 3∼4개 투신운용사가 퇴출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현대투신의 경우 자본잠식액 1조2000억원과 펀드클린화 자금 1조여 원 등 경영정상화에 2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점을 감안,정몽헌 회장이 맡긴 1조700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물을 현물 출자토록 해 자본 부족액을 메우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26일 “최근 투신사와 종금사,은행권 신탁상품의 장부가와 시가간의 차액,즉 펀드부실내역을 집계한 결과 30개 투신 및 종금사에서 2조원을 훨씬 넘는 부실이 발생했으며 은행권 신탁에서도 2조원 이상의 부실이 드러나 투신,종금,은행의 신탁자산 부실규모가 5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은행권의 경우 신탁자산의 부실규모가 2조원을 훨씬 웃돌지만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투신운용사들의 경우 대손충당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실이 발생했기 때문에 각 사별 부실내역이 낱낱이 공개되고 100억원 이상의 대형펀드별 수익률 비교공시 및 시가평가제까지 본격 실시되면 일부 실적이 나쁜 투신운용사에서는 고객이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또 이 경우 이달말 또는 다음달 초를 계기로 최소한 3∼4개의 투신사는 퇴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의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시가평가제시행을 앞두고 각 금융기관별 펀드 부실내역을 공개키로 한데는 투신상품에 대한 고객 신인도를 높이고 나아가 투신구조조정도 함께 진행하는 두 가지 목적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투신권 부실공개 내역에는 연계콜 부분은 빠져 있다”며 “특히 현대투신에 대해서는 정몽헌 현대회장이 투신정상화를 위해 맡긴 1조7000억원 규모의 비상장 담보주식을 현물로 출자케 해 조기경영정상화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그는 “시가평가제시행을 앞두고 현대투신문제로 고민이 컸으나 외자유치가 잘 진행되고 있어 시장부담을 덜게 됐다”고 덧붙였다.

/ fncws@fnnews.com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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