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직전까지 간 부부골퍼

      2000.06.27 04:42   수정 : 2014.11.07 14:11기사원문

부부끼리 운전 연습은 꼭 싸움으로 끝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경험한 터여서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무슨 말인지 짐작할 것이다.조수석에 탄 남편 아니면 아내가 “그것밖에 못하느냐” 는 소리에 운전 연습은 그것으로 끝나고 싸움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골프도 이와 비슷하다. 생각대로 안되는 게 골프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 먼저 배운 남편(아내)은 “때려 치우라”고 고함을 지른다.자신도 초보시절엔 그랬으면서 “ 왜 하라는 대로 못하느냐”고 쥐어 박듯 구박을 하니 싸움을 안 할 도리가 없다.

운동 신경이 둔한 S씨는 특히 골프로 인한 부부싸움이 심했던 경우다. 부인보다 휠씬 먼저 골프를 시작한 S씨는 1년도 채 안돼 부인에게 레슨을 받는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다.

이 사람 부인은 S씨가 출근한 이후 연습장으로 달려가 정석대로 골프를 배웠다. 그러니 대충대충 배우고 필드로만 돈 S씨와는 근본부터 달랐던 것.

하루는 이 부부가 함께 골프장에 나갔다.그런데 첫 홀부터 S씨는 OB를 내고 트리플보기를 기록하고 스코어카드엔 보기로 적었다. 반면 이 사람 부인은 첫 홀부터 보기를 하며 S씨의 기분을 건드렸다.다음 홀에서도 드라이버샷을 S씨보다 더 멀리 날린 뒤 보란듯이 파를 잡았다. S씨는 이번에도 더블보기.

보다 못한 S씨 부인은 즉석 필드레슨에 들어갔다.“힘만 준다고 거리가 나는 게 아니다”, “왜 자꾸 머리를 드느냐”는 등 잔소리가 이어졌다.

후반 들어 부인의 핀잔은 도를 넘었다. “힘을 쓰라고 할 땐 못쓰고 왜 엉뚱한 데서 쓰느냐”에서부터 “ 쓸데없이 ‘빳다’ 세우지 말고 넣을 때 넣어야 하지 않느냐”, “당신 집에서도 그러더니 홀컵(구멍)만 보면 3퍼트 구먼”하며 제대로 하는 게 없다는 식으로 남편을 몰아붙였다.

S씨는 이날 가까스로 골프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 정말 이혼 도장을 찍을 뻔했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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