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가 본 꼴불견 골퍼

      2000.06.27 04:42   수정 : 2014.11.07 14:11기사원문

골프장마다 초만원이다.주말 평일 가릴 게 없다.본격적인 시즌에 접어든 이후 이미 수용 한계를 넘어섰다.

너도 나도 골프클럽을 손에 잡으면서 ‘골퍼의 질’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연습장에서 2∼3개월 대충 골프를 배운 뒤 바로 필드행을 강행하는 골퍼들이 늘어나면서 점잖은 사람들이 즐기는 운동이라던 골프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에 따라 시달리는 것은 골프장 사람들. 골프장 직원들은 물론,캐디들까지 거의 매일 고역을 치르고 있다.캐디들의 경우 초보자를 동반자로 만나면 그날은 반 쯤 죽는 날이다.초보자와 함께 코스를 이리저리 뛰어 다녀야 하니 얼마나 힘들겠나.

그래도 이 정도면 약과에 속한다.성질이 괴팍한 골퍼들은 손찌검까지 한단다.

캐디들이 본 꼴불견 골퍼들을 정리해 봤다.혹시 점잖은 체하는 나는 그중에 속하지 않는지 한번 생각해 봐야겠다.

① 라운드중 캐디와 욕을 하며 싸우는 골퍼

② 내기골프를 하면서 그린도 채 벗어나기 전에 돈을 주고 받는 골퍼

③ 그린위에서 라이를 살핀다며 뒤팀이 기다리거나 말거나 왔다갔다하면서 라이를 살피는 골퍼

④ OB가 났거나 러프에 들어간 볼을 5분 이상 찾는 골퍼

⑤ 페어웨이에서 여러번 연습스윙을 하며 그때마다 잔디를 뜯어내는 골퍼

⑥ 뒤팀에 양해를 구하지 않고 OB가 났다며 여러번 볼을 치는 골퍼

⑦ 그린위에서 골프화를 질질 끌고 다니며 잔디를 손상시키는 골퍼

위에서 지적한 골퍼는 좀 정도가 심하다는 것일 뿐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해도 에티켓을 중시 여기는 골프경기에서 보면 우리나라 골퍼들은 거의 대부분이 낙제점을 받기에 충분하다.벙커샷을 한 뒤 고무래로 모래를 원상태로 해 놓는 골퍼도 거의 없다.더구나 그린에서 볼 낙하 자국을 보수하는 골퍼도 없고 디보트 마크를 수리하는 골퍼도 없기 때문이다.

서울·한양CC 원로회원이 “요즘 젊은 것들 보기 싫어 골프장에 나가지 않는다” 말뜻을 새겨 봐야할 것 같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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