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들 그린피 슬금슬금 인상

      2000.06.27 04:42   수정 : 2014.11.07 14:11기사원문

골프장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린피(입장료) 인상을 놓고 눈치를 보던 골프장들이 슬금슬금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그린피 인상으로 18홀을 한번 라운딩하기 위해선 20만원은 족히 들어간다.서민들은 꿈도 꿀 수 없는 금액.

현재 그린피를 가장 비싸게 받고 있는 골프장은 안양베네스트GC로 주말 비회원의 경우 17만5000원이고 평일도 15만원이나 된다.다음은 제주 핀크스GC로 14만원하던 주말 비회원 그린피를 15만원으로 1만원 인상했다.이밖에 태광CC는 11만원씩 받던 주말 비회원 그린피를 3만원 올린 14만원으로,오크밸리CC는 13만5000원에서 14만5000원으로,화산,김포CC는 11만∼13만원으로 각각 인상 조정했다.

아직 그린피 인상을 하지 않은 골프장들도 조만간 뒤따를 것으로 보여 수도권 골프장을 기준으로 주말 비회원의 평균 그린피는 13만∼14만원선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캐디피(팁)와 그늘집·클럽하우스 식음료 비용을 포함하면 한번 라운딩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최소 17만∼20여만원선이나 된다.

골프장업계의 그린피 인상에 대해 일반 골퍼들은 못마땅해 하고 있다.

우선 그린피 인상으로 늘어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선 라운드 횟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수입이 뻔한 상황에서 달리 방법이 없다는 주장이다.

다음은 지난해 김대중 대통령의 골프대중화 발언 이후 골프를 보는 일반 국민들의 시각이 좋아졌는데 다시 나빠질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골프전문가들은 골프는 역시 대중스포츠가 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질 것을 염려한다.어렵게 조성되고 있는 골프대중화 분위기가 수그러들 계기로 작용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골프장측은 단순히 만성 적자 보전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골프장도 사기업인데 마냥 적자만 보고 있을 순 없지 않느냐는 것.

한국골프장사업협회 정동철 홍보팀장은 “골프장을 사치성 업종으로 묶어 중과세하고 있는 조세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그린피 인상은 되풀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장측은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잘해야 은행 이자도 안되는 연 10억원 내외의 흑자를 보는데 그린피 인상을 탓할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문제는 골프장의 그린피 인상을 보고도 일반 골퍼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수요 공급의 불일치로 그린피가 올랐다고 해서 골퍼들이 골프장을 선택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소비자인 골퍼들 입장에서 보면 일방적으로 당하는 셈이다.

따라서 그린피 인상의 악순환을 막고 골프장에도 적정 수준의 수입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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