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총리연봉 12억…클린턴의 5배

      2000.07.10 04:46   수정 : 2014.11.07 13:57기사원문

“많아도 너무 많다.”

지난달 싱가포르 정부가 가뜩이나 많은 공무원 봉급을 또 한 차례 크게 올린 것을 놓고 싱가포르 국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비록 2년 만의 인상이지만 일반국민들의 체감경기는 아시아 경제위기 전보다 훨씬 악화돼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인터넷,심지어 국영 언론 매체를 통해 정부의 이번 결정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이번 인상안에 따르면 고촉동 총리의 연봉은 97만달러(약 10억7800만원)에서 14%가 올라 110만달러(약 12억2000만원)가 된다.장관 연봉도 12%가 올라 영국이나 미국 장관급 봉급의 5배를 훌쩍 뛰어 넘게 됐다.

정부라고 할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리콴유 선임장관은 이번 공무원 봉급 인상 결정에 대해 “공무원의 위상을 높이고 이직을 막기 위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싱가포르 공무원은 청렴하기로 소문나 있다. 사람들은 그 이유를 왕왕 이들의 높은 봉급수준에서 찾는다.


그러나 돈만으로 인재를 공직에 붙잡아 두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통상산업부 보좌관을 지낸 마르쿠스 용은 “최근 공직을 그만둔 사람들 대부분은 직업 선택의 기준으로 무엇보다 ‘적성’을 중시하고 있다”고 최근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지에 털어놓았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국영 미디어그룹인 ‘싱가포르 프레스 홀딩스’ 산하 온라인 매체인 ‘아시아원’이 최근 독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69.4%가 고위 공무원들의 임금인상에 반대했다.
찬성한 사람은 24.3%에 불과했다.

스트레이츠 타임스의 조사에서도 응답자 155명 가운데 55%가 공무원 봉급인상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장관들의 적정 봉급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대다수가 8만5000(약 9400만원)∼25만달러(약 2억7800만원)라고 대답했다.

/ eclipse@fnnews.com 전태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