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방 '947억 현금부족'…채권단 알고서도 묵인
2000.07.25 04:50
수정 : 2014.11.07 13:41기사원문
서울은행 등 우방 채권단이 지난 3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기업인 우방의 채무를 재조정해줄 때 947억원의 현금이 부족할 것을 알고도 이를 무시,엉터리 자금수급계획을 승인해준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채권단이 엉터리 자금수급계획을 승인한 것은 1000억원에 달하는 현금부족을 제대로 반영할 경우 은행들이 자금을 추가지원하는 부담을 지거나 우방을 아예 퇴출처리해야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5일 우방 채권단에 따르면 지난 3월 미흡한 자구노력으로 자금난이 심화된 우방에 대해 채무재조정을 할 때 우방의 현금흐름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서울은행은 이를 무시하고 워크아웃 수정계획을 짰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우방의 경영실사를 맡았던 한국신용정보는 우방에 947억원의 현금부족이 예상된다며 추가 자금지원 없이는 경영정상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당시 서울은행은 행장 대행체제로 책임경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며 “947억원을 채권 금융기관들에 분담할 경우 우방의 워크아웃이 부결될 것을 우려해 공사비 지급을 늦추는 등의 임기응변식 편법을 통해 자체 해결하겠다는 안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3월 채무재조정시 채권단은 우방 채무의 금리를 우대금리-6.5%포인트로 낮춰주고,이순목 회장 등 우방 경영진의 거취문제는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연말까지 두고 보기로 결정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채권기관들도 추가 자금부담이 없이 이자만 감면해주는 방안에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워크아웃 수정안에 반대하지 않았지만 결국 이것이 문제가 돼 이달 21일 1551억원을 추가 지원해야 하는 사태로 상황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 kyk@fnnews.com 김영권